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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Nov 02. 2016

내 세상 III

내 희망은 노을이 되어  날 비아냥거리며 찬란한 금빛을 뿌리며  이 어둠

영원의 약속


벌써 잃어버린

나 자신과 맺은 영원의 약속을 찾으려


난 날 유혹하는 아름다운 석양을 등지고

어둠만이 가득한 그곳을 바라보며

태양이 떠오르리라 확신한 그곳을 바라보며

내 믿음만큼의 미소를 지어 보이려 했지만


그 순간 난 어둠이 무서워졌던 걸까

아니면

석양이 내 등 뒤의 바람을 유혹해

애써 외면하고 있는 날

따스한 손길처럼 어루만져 주었기 때문이었을까


그래선 안되는걸 뻔히 알고 있었지만

난 이내 뒤돌아서서 석양을 바라보았고

그 아름다움에 눈부셔

잠시

아주 잠시

미소 지으며  눈을 감았다 떴을 뿐인데


내 희망은 노을이 되어

날 비아냥거리며

찬란한 금빛을 뿌리며

이 어둠 속으로 사라져 버렸다.


난 내 마지막 희망마저 이 어둠에

빼앗겨 버렸다.



기러기


모두들 제 살길을 찾아 기러기 마냥

자신이 가야 할 길로 날아가 버렸다.


뒤도 돌아보지 않고 너나 나나 할 것 없이

모두들 그렇게 내게서 잊혀지기 시작했다.


그리고 또 날 잊기 시작했다.


모두들 제 살길을 찾아 날아가 버렸는데

난 예전 모습 그대로 그냥 그렇게

시간이 멈추어 버린 이 들녘에서

친구도 없이 외톨이가 되어 살아가고 있다.


나도 이제 내 살길을 찾아

푸르른 들녘을 찾아

그 어딘가에 있을 내 새로운 보금자리를 찾아

떠나도 될 듯한데


그들이 떠난 후

내가 그들을 추억하며 기다린 것처럼


이제 이 들녘엔

날 그리워해 줄 이가 남아 있지 않아

난 여길 버리고 떠날 수가 없었다.


나마저 떠나 버리면 이 들녘에 깃든

우리의 추억이 모두 사라져 버릴듯하여

추억이 전부인

날 위해

난 여길 버리고 떠날 수 없었다.


이 황량한 겨울이 지나고 다시 새봄이 올 때까지

그때까지만이라도 내가 버텨 내길 기도하며

난 여기

이 추억의 들녘에서

너희들을 다시 반기고 싶다.



어리석은 자


난 지금까지 이 젊음이 지나감을 슬퍼하며

젊음을 허비하고 있었다.

 

젊은 날 할 수 있는 많은 것들을 생각하며

아무것도 해 놓지 못 한 채

젊음을 허비해 버렸다.


그땐 알지 못했다.

그런 걱정 아닌 걱정으로

시간을 흘려보내는 것조차

내겐 사치였으며 슬픔이었다는 것을


그땐 알지 못했다.



나의 꿈 Ⅱ

 

세상을 짊어지고 싶다.


내 양어깨 위에

그 무거운 것을 얹혀 놓고 싶다.


그 누가 보아도 분명 세상이

내 양어깨 위에

얹혀 있는 것을 알 수 있도록


내가 느끼고 자랑스러울 수 있는

그런 세상을


내 양어깨 위에


그 무거운 것을 얹혀 놓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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