눈을 뜨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너였기에 잊으려 해도잊을수없었다
별빛이 내려앉아 버린 이 밤에
내 가슴에 별이 되어 버린 널
보지 않으려 눈을 감아 버린다.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는 너였지만
눈을 뜨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너였기에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다.
오랜 기다림 속에 너의 모습은
천사가 되어 버린 지 오래고
나의 기다림에 보답해 주듯
보내 준 너의 편지는 나의 생활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유일하게 기대어 쉴 수 있게 해주던
버팀목에 난 내 자신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대고 있었나 보다.
시간이 지난 어느 순간
넌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훌쩍 떠나 버렸고
난 그냥 바라만 볼 뿐이다.
오랜 기다림 속에 너의 모습은
천사가 되어 나의 곁을 떠나 버렸고
난 내 몸조차 가누지 못 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게 네가 떠나 버린
밤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방울만큼이나 많은 너와의 추억이
메말라버린 내 가슴을 적신다.
너와 함께 했던 많은 순간순간이
편집이 잘된 영화만큼이나
생생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직도 너의 그림자가 나에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너와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 자신은 너무 연약하다.
널 생각하면 슬픔이 몰려와 날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내가 잃을 수 없는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은
날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하지만
너와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던 단 하나의 이유는
내가 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기 때문이 었다.
모든 것을 잊으려 했고
모든 것을 지우려 했다.
모든 것이 잊혀지고
모든 것이 지워진 줄 알았다.
하지만
기억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자리를
나의 슬픔으로 메워야 한다는 사실에 난 눈을 감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