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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Oct 06. 2016

내가 슬픈 이유

눈을 뜨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너였기에  잊으려 해도잊을수없었다

내가 슬픈 이유 Ⅰ

별빛이 내려앉아 버린 이 밤에

내 가슴에 별이 되어 버린 널

보지 않으려 눈을 감아 버린다.


눈을 감으면 보이지 않는 너였지만

눈을 뜨면 언제나 그 자리에 서 있는 너였기에

잊으려 해도 잊을 수 없었다.



내가 슬픈 이유 Ⅱ

오랜 기다림 속에 너의 모습은

천사가 되어 버린 지 오래고


나의 기다림에 보답해 주듯

보내 준 너의 편지는 나의 생활에

커다란 버팀목이 되어 주었다.


유일하게 기대어 쉴 수 있게 해주던

버팀목에 난 내 자신을 가누지 못할 정도로

기대고 있었나 보다.


시간이 지난 어느 순간

넌 너의 모습이 보이지 않는 곳으로 훌쩍 떠나 버렸고

난 그냥 바라만 볼 뿐이다.


오랜 기다림 속에 너의 모습은

천사가 되어 나의 곁을 떠나 버렸고


난 내 몸조차 가누지 못 할 때까지

아무도 모르게 네가 떠나 버린

밤하늘만 바라볼 뿐이다.



잃을 수 없는 기억...

비가 내리는 날이면

빗방울만큼이나 많은 너와의 추억이

메말라버린 내 가슴을 적신다.


너와 함께 했던 많은 순간순간이

편집이 잘된 영화만큼이나

생생하게 느껴지는 까닭은

아직도 너의 그림자가 나에게 드리워져 있기 때문이다.


너와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지만

그렇게 하기엔 내 자신은 너무 연약하다.


널 생각하면 슬픔이 몰려와 날 엉망으로 만들어 놓고

내가 잃을 수 없는 수많은 기억의 조각들은

날 갈기갈기 찢어 놓는다.


하지만

너와의 추억을 영원히 간직하고 싶던 단 하나의 이유는

내가 내 자신을 위해 할 수 있는 마지막 배려였기 때문이 었다.



망각

모든 것을 잊으려 했고

모든 것을 지우려 했다.


모든 것이 잊혀지고

모든 것이 지워진 줄 알았다.


하지만

기억의 흔적이 채 가시지 않은 자리를

나의 슬픔으로 메워야 한다는 사실에 난 눈을 감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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