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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Jul 21. 2016

널 잊을 수 없는 이유...

잊혀진 자에겐 추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널 잊을 수 없는 이유Ⅲ


잊혀진 자에겐 추억은 존재하지 않는다.

내가 널 잊을 수 없는 이유는

우리의 추억이 내 전부이기 때문이다.


숲 속에 나무가 있는 것처럼

내 속엔 너와의 추억이 당연하듯 가득 차 있는데

넌 이제 내 전부를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건

사랑하는 사람에게서 잊혀지는 것이다.


난 분명 네 전부를 의식하고 있는데

넌 날 의식조차 하지 않는다.


그래서 슬프다.

잊혀진 자에겐 함께 한 추억이 존재하지 않음으로


너의 의미


내 부족함을 말없이 채워 주던 넌

언제나

내게서 기쁨을 알았다 눈짓했고

내게서 사랑까지 알았다 속삭여주었다.


내게 없는 걸 있게 만들어 주던 넌

역겨운 냄새가 진동하는 이 연못에서

내게 기꺼이 연꽃이 되어준다 몸짓했다.


넌 언제나 내 안식처가 되어주었고

지금은 이렇게 멀리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여전히 내 가슴속에서 바라볼 수 있다는 것만으로도

행복하게 해주는

넌 내게 있어 연꽃이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


사랑하는 이를 마음속에 넣어두고 산다는 것이

이리 어려운 줄

그 전엔 그저 막연하게 느꼈었는데


지금 우리는

우리에게 소중한 것을 지키기 위해

서로가 서로를 보며 보내는 눈빛을 잘 알고 있다.


우리에게 소중한 것이라 믿고 있는 것들을 지키기 위해

우린 우리의 사랑을

서로의 눈빛과 몸짓으로만 보낼 뿐

아직도

우리의 믿음을 영원으로 이끌기 위한

세상의 시련을 받고 있다.


그저 믿음을 소중히 여기는 너와 내가 있기에

우리의 사랑을 가슴에 접어두고


애틋함 대신 얻은 영원한 추억이라 되 뇌이며

행복하다 자위하는 건

우리의 약속이 꿈이었기 때문이 아니라

우리의 약속이 현실이 되고 있기 때문일 것이다.


아직도

우리의 믿음을 영원으로 이끌기 위한

세상의 시련을 받고 있다 확신하는 건

거울 속의 내 모습 때문이었고

만취한 네 모습 때문이었다.



사랑 Ⅰ(마법의 주문)


종로, 포플러수, 그리고 조금밖에 내리지 않은 비...

너와 함께 걸어 놓은

마법의 주문.


네가 더 이상 내 곁에 있지 않는다 해도

난 이제 이것만으로도 충분히

그 수많은 나날을 기억해 낼 수가 있다.


우리를 위해 모든 소리와 움직임까지 잠재워 주며

거리의 활기만을 느끼게 해 준 종로

늘 우리 곁에 있어 주었던 포플러 수

그리고 조금밖에 내리지 않은 비는

우리를 사랑으로 인도해 주었고

그날의 느낌을 형상화시켜 주었다.


난 마법의 주문과 함께

그때의 기억을 고스란히 담아 놓았다.


종로, 포플러 수, 그리고 조금밖에 내리지 않은 비...


눈을감고

마음속으로 그 주문을 되뇌이면

바람이 속삭이듯

지금처럼 이렇게

내게 그때의 우리 사랑을 노래해 준다.



사랑 Ⅲ


널 사랑하고 싶다.


누구나 말하고 싶은 아름다운 사랑을

너와 나누고 싶고

종로 한복판을 연인처럼 거닐고 싶다.


오늘도 난 너와의 사랑을 꿈꾸고 있지만

오늘도 넌 나와의 우정을 되뇌고 있구나.


하지만

난 아직 사랑이라는 말이 낯설어

널 좋아한다 말했을 뿐


아직 사랑이란 감정이 부끄러워

그걸 애써 우정이라 느끼려 했을 뿐


내가 진정 원하는 건

누구나 알 수 있는 진실된 사랑이었다.


그냥

우리가 길을 가다 볼 수 있는

그런 이들의

그런 사랑이었다.


사랑 Ⅵ


강가의 조약돌을 주우며

뭐가 그리 좋은지 웃고 있는

그 개울만큼이나 맑던 네 모습 속에서

난 내 수줍은 사랑을 시작하였다.


이른 가을 햇살을 닮아 가는 들녘은

우리에게 황금빛 사랑을 영글게 해 주었고


밤하늘의 별과 그만큼이나 밝게 빛나는 반딧불과

노래하듯 춤추는 실개천은

우리에게 사랑의 느낌을 속삭여 주었다.


시간이 멈추길 기도했던 그날 밤까지

우린 우리가 알고 있는 세상의 모든 행복을 다 갖고 있었다.


하지만 시간은 우릴 질투했고

너무나 빨리 우리에게 겨울을 가져다주었다.


황금빛 들녘의 낱알을

다 줍지도 못했는데 겨울이 오고 말았다.



영원한 사랑


영원한 사랑의 방법은 우정이라며

널 내 곁에 영원히 가둬 두려 했는데

난 그걸 지킬 수 없었다.


난 끝내 언제가 될지 모를 우리의 이별을 담보로

다른 방법을 이끌어 내었다.


언제부터인가 난 예전의 생각을 접어 두었다.


그러자

난 미친 듯이 그 사랑에서 헤어나지 못하며

마냥 즐겁기만 하다.


이 감정이 영원할 수 있다면


난 지금 이 감정을 영원으로 이끌어 줄 수 있는

이 세상의 방법이라도

너와의 사랑을 영원으로 완성하고 싶다.



나만의 이유


내가 널 좋아하는 이유는


초조하면서 초조하지 않은 듯

이기적이지 않으면서 이기적인 듯

모질지도 않으면서 모진 듯


그런 자신을 감싸거나 깎아

남들과 다른 듯 같은

오묘한 너의 모습 때문이었다.


남들이 네 모습에 반해 널 닮으려 둥글고 싶어 할 때

넌 둥근 너의 모습을 네 모난 모양으로 깎으려 노력했고


그런 모습이 귀여워

네 모난 부분을 다시 둥글게 깎아 내는

내 모습 속에서

나로 하여금 다시 진정한 순수를 느끼게 해주었기 때문이다.



내게 존재하는 내 영혼의 의미


칠흑 같은 내 영혼을 그나마 밝혀주는 넌

내게 있어 등불이고 내 영혼의 동반자였다.


내 영혼을 잊은 지가 언제 인지 이제 기억조차 나지 않지만

내 영혼은 언제나 내가 손을 뻗으면

잡을 수 있는 곳에서 날 지켜보고 있었나 보다.


난 그걸 너의 슬픈 눈동자 속에 비추어진 내 모습 속에서

발견할 수 있었다.


난 이제 다시 한동안 영원이란 말을 가슴에 새기려 할 것인데

쉽게 새길 수 없는 말이기에 새기기도 전에 벌써

내 영혼이 지켜보는 사이에 벌써

눈물이 나 버렸다.   



갈등


지금의 난 머리와 가슴 사이에서

방황하다 지쳐 버렸고


그것들의 싸움이 끊이질 않아

날 당혹스럽게 만들지만

난 날 위해 누구의 편에도 설 수 없었다.


애써 만난 친구와

술잔을 기울이며 웃음을 찾으려 노력했지만


술잔을 비우면 비울수록

난 다른 존재가 되어 버렸고

앞으로 내게 올 그 어떤 시간 속에서도 난 웃지 않았다.


내 머리는 내 가슴을 위해 농담을 건네지 않았고

내 가슴 역시 그런 역겨운 머리에게 얘기하려 들지 않았다.


그래서

셋이 되어 버렸다.



마지막 남은 내 감성


또다시 내게 소중했던 이를 잃었다.


내게 있어 친구란

달이 머무는 곳처럼 아늑한 곳이며

해가 머무는 곳처럼 포근한 곳이며

별이 머무는 곳처럼

내가 살고 있는 이 정신없는 세상에서

언제나 날

내가 가야 할 곳으로 인도해 주는  그런 존재였었다.  


내 쉴 곳은 친구의 미소와 포근한 가슴이었는데

나도 모르게 세상을 닮아 가는 우리의 모습을 보며

나도 모르게 눈물이 말라 버렸고

나도 모르게 널 내 마음에서 떠나보냈었나 보다.


조그마한 실수조차 인정되지 않는

이삭막한 세상을 닮아가지 않으려  

세상 손길이 닿지 않는 곳으로 가 살고 싶었지만


난 어느덧 이 세상에 익숙해져

그냥 친구들을 떠나보내며

그나마 남은 내 감성을 느끼며 날 저주하고 있다.


다음 친구를 떠나보낼 때

또 이렇게라도 슬퍼해야 할 텐데

이제 이조차 할 수 없을 것 같아

난 날 저주하고 있다.



세월에 묻혀 가는 건


서로 다른 이를 만나 사랑하고 결혼하면

우리의 관계는 불안해지겠지

그렇겠지


우리의 사랑을 세상 사람들 중 몇이나 이해해 줄 수 있을까

우리 사랑은 언제까지 내 가슴속에

지금 모습 그대로 남아 있을 수 있을까


변질되지 않는 건 세상에 없다지.

너 역시 무엇인가 비어 있는 듯한 이 세상에서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그 자리를 채울 수 있었을까


넌 어땠을까

너 역시 사랑의 의미를 희석해 버리는 걸 못 마땅히 여겨

그들과 동화하길 거부하고

나로 인해 조금이나마 진정한 사랑을 배울수 있었을까


이제 우린 어떻게 해야 할까.

이제 난 용기가 나질 않는다.

너도 그렇겠지.


우리 사랑도 이렇게 세월에 묻혀가는가 보다.



추억이란 이름으로 Ⅲ


눈뜬 밤하늘과

눈 감은 내 머릿속엔

아무것도 보이질 않았다.


너의 모습은 암흑 속에 가려져

보이질 않았고

지금의 난 애써 널 보려 하지 않았다.


술로 지새운 지난날의 아픔을 떠올리긴 싫지만

나의 옛 모습을 애써 지우려 하지도 않을 것이다.


단지 이 모든 것을

추억이란 이름으로 간직하며

새롭게 태어나길 기도할 뿐이다.



눈물


내 영혼의 사랑이 그리움으로 남으려는지

더 이상의 눈물을 아끼라 내게 말을 한다.


눈물이 한 방울 두 방울 떨어질 때마다

내 영혼의 사랑은 점점 야위어 갔고

이제 그리움으로 남길 만큼의 사랑밖에 남지 않았는데


난 비가 오는 날이면 언제나 네 생각에 아무도 모르게

그 비를 맞으며 눈물을 흘렸고


더 이상 너로 인한 그리움마저 흘려버리면

다시는 널 기억할 수 없을 것 같아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했다.


그 무엇과도 바꿀 수 없는 내게 남은 사랑을

그리움이란 이름으로

영원히 간직하고 싶었기에

난 더 이상 눈물을 흘리지 않으려 한다.


하지만

내 맘 깊은 곳에서 또 다른 내가 울고 있는지


더 이상 흘릴 수 없는 내 소중한 너와의 추억을

나도 모르게 그만 흘려버렸는지


이제 난 더 이상 그때처럼 슬퍼하지 않는다.



그리움의 열매


사랑은 아무도 모르게 우리곁에 다가오지만

사랑이 떠나갈 땐 모두들 슬퍼한다.


무엇 때문에

왜 우린 그 사랑을 떠나보내며 슬퍼하는 것일까.


그 사랑이 오기 전엔 슬프지 않았는데


단지 그 사랑이 오기 전의 모습으로

되돌아가는 것뿐인데


그뿐이었는데


어린 난 알 수 없었다.


한참이 지난 후에야

내 사랑을 떠나보낸 후에야

난 그 이유를 조금 알 수 있었다.


그것은

사랑이 떠날 때 남긴 추억의 흔적이

가슴 이곳 저곳에서 뿌리를 내려

그리움이 열매를 맺어 버려


비어있던 사랑의 자리에 수없이 많은

그리움의 열매로 가득 채워져 버려


내가 감당 할 수 없이 많은

그리움의 열매로 가득 채워져 버렸기 때문이었다.



추억 Ⅱ


너와의 첫 키스를 생각하며

내 가슴속에서

미소 짓고 있는 널 생각하며

난 옛 추억에 잠겨 버렸는데


넌 지금 나와의 어떤 추억을 생각하며

미소 짓고 있니?


지금 생각해 보니

우리의 추억은 너와 내가 만난 시간보다

길게 느껴지고


그 짧은 첫 키스는

밤새 생각해도 뭐라 형용할 수 없어 미소짓던 추억이

지금의 날 또 미소 짓게 한다.

순간의 느낌이 하룻밤의 추억이 되어 버렸고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또 생각하고

한도 없고 끝도 없는 같은 생각의 반복도

나의 기쁨을 야위게 만들지 못했다.


추억이 되어버린 내 첫사랑을 그리며

오늘도 미소 짓고 있는 내 모습을 보니

지난날의 방황이

헛되지만은 않았구나 하는 생각이 든다.


내 젊은 날의 아름다움을

영원히 추억할 수 있기에

인생이 아름다운가 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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