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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Oct 14. 2016

슬픈 미소

슬픔으로 가득 찬 너의 마음을 비워 주기엔 나의 품은 그리 크지 못했다

슬픈 미소Ⅰ

내 진정 널 사랑했기에

지금의 날 허락할 수 있었다.


사랑의 의미를 일깨워 준 너로 인하여

보다 나은 사랑을 찾아 나설 수 있었고

너와의 추억을 애써 지우려 하지 않았기에

지금도 비가 오는 날이면 가끔 너와의 추억을 안주 삼아

한잔의 술을 마실 수 있다.


지금에서야 옛 친구의 슬픈 미소를 이해했고

나의 곁에 있는 그녀는 그 의미를

아직 알지 못한다.


또 하나의 슬픔을 느끼지 않도록......

내 곁의 그녀가 슬픈 미소를 짓지 않도록

영원히 그녀의 곁에 있고 싶다.


영원히......



비Ⅰ

비가 몹시 서글프게 내리던 어느 날.

슬픔으로 가득 찬 너의 마음을 비워 주기엔

나의 품은 그리 크지 못했다.


하지만 나의 품에 안기어 흐느끼고 있는 널 느꼈을 때.

난 애써 눈물짓지 않으려

한참 동안 밤하늘만 바라보았다.


난 너에게 해줄 수 있는 게 아무것도 없었다.

그저, 나의 품이 편안하기만 바랄 뿐이었다.


지금에서야 그녀에게 해줄 말이 내게도 생기게 되었는데

그녀는 더 이상 나의 품에 안기어 울지 안는다.


이렇게 비가 추적추적 내리는 날엔

가끔 눈에 눈물이 고이지 않도록

한참 동안 밤하늘만 바라본다.


그녀에게 해줄 말을 되뇌며.



비Ⅲ

어제까지 요란하게 내리던 비가

오늘은 내 마음까지 맑게 해주는

촉촉한 이슬비가 되어 내린다.


저 멀리 보이는 산등성이엔

안개가 연기처럼 피어오르고

어느새 노랗게 물들어 버린 개나리는

봄이라는 사실을

나로 하여금 다시 느끼게 한다.



모든 것이 바뀐 후에

너로 인하여 사랑의 느낌을 처음 알았고

그 사랑으로 인해 처음으로 이별을 느낄 수 있었다.


너 이외의 다른 사람과 다신 사랑할 수 없으리라 생각했었는데

어느 순간부터인가 사랑을 갈구하게 되었다.


이 모든 것이 추억이란 이름으로 기억될 수 있을까...

너로 인해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도시의 피로에 지친 종로의 포플러수조차

너와 함께 걸을 땐 멋진 낙엽을 떨구어 주는 그런 존재였었다.


하지만

너로 인해 이 모든 것이 바뀌었다.



독백 I

나 자신조차 알 수 없었던 사랑의 감정을

함부로 대할 순 없었다.


내게 주어진 시간은 그리 많지 않았지만

시간은 지칠 줄 몰랐고

난 방황하고 있었다.


어느 정도의 시간이 흘렀던 것일까.


난 나의 방황의 끝을 보았고

나의 마음은 평안을 되찾았는데

넌 더 이상 내 주위를 맴돌지 않았다.


내가 마지막 본 너의 지친 뒷모습을 떠올리며

나의 사랑을 함부로 포기할 수 없기에

내 곁을 떠나 버린 네 주위를 맴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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