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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Nov 22. 2016

변질된 사랑

이별은 시작되었고 무엇 때문인지 우린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새로움의 의미 


새로 산 신발과 새로 산 옷가지들이 

좋은 이유를 난 알고 있다. 


발에 익숙해진 신발과 

내 몸에 익어 버린 

내가 즐겨 입는 옷가지들은 

더 이상의 의미가 없는 

그저 신발과 옷일 뿐이다. 


처음 신고 처음 입을 때의 

낯설음으로 

그로 인해 느끼는 상쾌함과 신선함이 새로움이다. 


그래서 

새로움이 오래가지 않는 이유다. 



변질된 사랑 


사랑하는 이가 날 사랑으로 받아들이지 못해 

내 사랑은 우정이 되어 버렸지만 


그건 단지 위장일 뿐 

그 속엔 언제나 사랑이 있었다. 


그때부터 혼자 할 수밖에 없는 

나만의 사랑 때문에 

언젠간 상처받을 

날 생각하며 가슴 아파했지만 

그땐 그 자체가 상처라는 사실 조차 알지 못했다.



시작과 마지막 


사랑을 시작할 때 

나에겐 모든 것이 아름답고 

모든 것이 새롭기만 했다. 


너와 함께 있는 것만으로도 

난 미소 지을 수 있었다. 


네가 좋아하는 모든 것을 좋아하기 시작했고 

너의 말투를 조금씩 따라 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벌써 이별을 시작해야 했다. 

내게 소중한 모든 것이 끝나 버렸다. 


난 낭떠러지에 서 있었고 

더 이상 서 있을 필요가 없어졌다. 


난 단지 

저 밑에 있는 너의 손짓만 기다리고 있었다. 

하지만 넌 끝내 손짓하지 않았고 

난 갈등하기 시작했다. 


하지만 

이제 알 수 있을 것만 같다. 

너 역시 나의 손짓을 기다리고 있었다는 것을 

너 역시 괴로웠다는 것을 


하지만 

이별은 시작되었고 

서로의 사랑은 분명 남아 있었는데 

무엇 때문인지 

우린 그것을 멈출 수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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