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김종은 Nov 25. 2016

널 사랑해 그래서 미안해

널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고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치다 잠들 것만 같다

기억Ⅰ 

하루하루의 삶 속에서 

너의 모습을 지우려고 

분주하게 움직이면 움직일수록 

주위는 산만해지고 

주위 사람들은 

더욱 안쓰러운 표정으로 

날 바라본다. 


마치 거미줄에 걸린 나비처럼 

널 잊으려고 몸부림치면 칠수록 

너와의 추억으로 엉켜 버리고 


이 헤어나지 못할 공간에서 

서서히 정신을 잃을 때까지 

널 생각하며 

옛일을 떠올리며 

몸부림치고 있다.

              



기억Ⅱ 

너의 웃는 모습은 

내가 알고 있는 수많은 낱말에 

갖가지 전치사와 수식어를 붙여 

국화꽃처럼 치장하더라도 

형용할 수 없었다. 


단지 예쁘다는 말속에 

그 느낌을 왜곡하여 

내 기억 속에 고이 간직할 뿐이었다. 


하지만 지금에서야 꺼내어 본 

예쁜 너의 웃는 모습 속엔 

너의 보조개가 없어졌고 

너의 입술 모양을 잊어버린 지 오래되었다. 


두렵다. 

널 생각하면 

가슴이 시리고 

심장은 미친 듯이 고동치다 잠들 것만 같다. 


마지막 남은 

지금 기억하고 있는 

형용할 수 없는 

이 모든 느낌이 하나 둘 

좀먹어 갈 때마다 


온몸에서 눈물이 날 것만 같고 

내 머릿속에 정렬되어 있던 생각과 

지금 하고 있는 모든 일들이 혼란스러워지고 

그사이에서 가물가물한 너의 모습이 스며들어 

날 미치게 한다.     

           



널 사랑해 그래서 미안해 

널 사랑해. 

그래서 미안해. 


너와의 우정을 끝까지 지키지 못해서. 


그들이 주장하는 것처럼 

남녀 간의 우정은 없다는 것에 굴복하는 것 같아서 


하지만 

남녀 간의 우정이 사랑으로 승화되는 것이 아니라 

우정과 사랑은 동전의 앞뒷면처럼 같이 존재 하지만 

같이 바라볼 수 없는 관계라는 것을 


내겐 아직 그것을 구분할 능력이 없지만 

애써 그걸 키우긴 싫어. 


왜냐면 

널 사랑하고 싶어서야. 


그래서 네게 더욱 미안한 거야.  



매거진의 이전글 나만 네가 보고 싶은 거야.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