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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김종은 Dec 01. 2016

사랑...그리움...안타까움...그후의 이별

눈은  술 취한 아낙네의 춤사위처럼 휘날리며  바람따라 비실비실 나의 어

실체와 허상


더 이상의 슬픔을 원하지 않았다.


슬픔을 감추려고 위장한

슬픔과 같은 크기의 기쁨을 준비했는데

분명 슬픔을 전부 가려 버린 줄 알았는데


시간이 지나도 내 슬픔은 가실 줄 몰랐고

나의 기쁨은 그 기능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었다.


그 기쁨이 준 약간의 미소는

더욱 날 비참하게 만들 뿐이었다.


지금에서야

슬픔에 존재하는 그림자를 느끼게 되었고


나의 위장된 기쁨은 그림자가 없는 허상이어서

실체의 그림자까지 덮어 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어색함 


어색해진 나의 모습 속에

네가 이미 알아 버린 나의 사랑이

배어 있었나 보다.


네겐 나보다 더 나은 이가 있었기에

혼자 앓을 수밖에 없는 사랑을 시작했는데


나조차 감당할 수 없을 정도로 커져 버린 지금

내 속에 존재하는 그 수많은 감정이 피부를 타고

날 점점 어색하게 만들어 버린다.



사랑...그리움...안타까움...그후의 이별 


사랑한다는 서로의 고백과 함께

우리의 행복했던 시간이 시작되었다.


그녀와 멀리 떨어졌을 때 연락한다는 말을 남겼지만

나의 그리움의 시간은 점점 깊어만 갔었다.


그녀에게 혼란이 찾아왔다 느꼈을 때 그녀는 웃고 있었지만

내 안타까움의 시간은 점점 날 망가뜨리고 있었고


그녀의 냉소해진 모습 속에서

난 죽음보다 무서운 그녀를 느꼈고

그제서야 내게 찾아온 이별을 느낄 수 있었다.


사랑 혼자 하기 벅찼기에 

안타까운 이 내 마음을 달래려

한잔의 술에 몸을 맡겨 버렸다.      



고백


그동안 숨겨온 나의 진실을

네게 고백하고 싶었다.


네게 이 모든 걸 말하기엔 난 너무 부족함이 많았지만


술기운을 빌어서야

나의 진실을 고백할 용기가 생기게 되었다.


무엇이 진실이고 무엇이 거짓이었는지 설명할 수 없었지만

그 모든 것은 널 향한 나이 전부였고 진실이었다.


그건 사랑이었다.


개운하지 못한 머리를 어루만지며

일어난 아침의 미소를 난 잊을 수 없었다.



어느 날 늦은 밤


눈이 내렸다.


눈은

술 취한 아낙네의 춤사위처럼 휘날리며

바람따라 비실비실 나의 어깨 위에 내려앉았다.


바람이 불었다.

바람은

가녀린 소녀를 보살피듯

포근한 눈꽃을 

살며시 살며시

나의 어깨 위에 내려놓았다.


그 날밤

세상은 고요했고

거리의 가로등아름다웠지만 

난 지키지 못할 다짐과 함께

씁쓸한 미소를 지으며

내게 등진  고개 돌려 바라보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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