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7.07.30.일.
한강에 나갔다.
왜 나갔는지 기억이 나지는 않는다.
그냥 바람을 쐬고 싶었나 보다.
처음 보게 된 밤도깨비시장.
이 곳의 전 모습과 많이 다른 풍경은 이상한 나라에 갑자기 떨어진 느낌을 주었다.
나쁘지 않았다.
아니. 흥분되었던 것 같다.
별 다른 이벤트 없이 사는 요즘.
나만을 위해 만들어진 드라마 환상특급을 보는 기분이었다.
배가 고팠지만.
아무것도 사 먹지 않았다.
그들과 접촉하면 사라질 것 같은 느낌을 받았다.
사십춘기인가보다.
돌아오는 길에 남산을 찍어 보았다.
친구 둘이 한강을 배경으로 사진을 찍는 모습을 멍하니 바라보다 도촬을 했다. 잡혀가도 그만.
내 모습, 내 물건 등을 찍는 걸 즐기지 않아 사진이 별로 없는 내 자장구를 찍어본다.
애초에 '내'라는 단어를 쓰기를 꺼리는 것 같다. 지금도 어렵다.
다리 밑에서 심각한 표정으로 소주를 마시는 어르신.
그 옆. 알콩달콩한 커플.
이때의 느낌이 너무나 좋아 앞으로 한강에 자주 나가야겠다고 생각했지만,
그 후로 한 번도 나가지 않았다.
고감도에 노이즈가 더 적은 카메라를 구입했을 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