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 영화는 일어나선 안 되는 일이 터져버린 뒤 이해하기도 힘든 복잡한 상황을 극복해가는 가족의 이야기다. 그 속에서 가족이란 무엇인지 아이란 어떤 존재이며 어떻게 살아야 할지 차분하게 보여준다.
영화 중에 안쓰러우면서도 눈길이 갔던 장면이 있다. 재판에서 이기고 난 후 변호사는 이 난감한 상황을 만든 장본인인 간호사가 성의를 표한 것이라며 준 돈을 류타에게 전달한다. 화가 난 류타는 돈을 거절하기 위해 그 간호사의 집을 찾아가는데 화가 난 모습으로 봉투를 돌려주는 류타에게 연신 고개를 숙이며 사과하는 간호사를 뒤따라 나온 의붓아들이 뭐 엄마한테 해코지하지 않나 의심하며 어깨에 잔뜩 힘주고 류타를 노려본다. 이런 상황에서 류타는 돈을 돌려주며 결국 아무 말도 하지 못하고 그냥 아들의 어깨를 두드려주고 돌아서 나온다. 어찌할 수 없는 가족, 간호사를 힘들게 만들었고 그리고 결국 일을 저지른 나름의 한 이유가 됐던 그 의붓아들이 엄마가 다치지 않을까 하는 맘으로 뒤따라 나와서 역성드는 모습을 보고 류타는 자신의 어린 시절 떠올랐고 그 속에는 자신이 그림자처럼 대하던 계모가 있었기 때문이다. 맘 속에 복잡한 생각들이 뒤엉켜버린 류타의 뒷모습이 너무나 많은 물음을 던지고 있다.
사람이 살아가는 이 세상이 하도 하수상하니 정말 말도 안 되는 일이 끊임없이 벌어지는데 그중에서 류타에게 닥친 이 난감한 상황 역시 일어나면 안 될 일이었지만 그래도 어쨌든 그 속에서 살아내야 한다. 하지만 무엇이 그에게 그 고비를 넘어서게 하는 힘이 될 수 있을까? 핏줄의 엮임도 중요하지만 세월이 만들어 낸 가족의 모습을 보여주는 이 영화의 감동은 그렇기에 한층 더 깊다. 갈등하는 류타에게 사진 속에서 웃고 있는 아이와 자신의 모습은 하루하루 쌓여온 그들의 시간이자 역사이며 가족 속에서 아이는 길러내야 할 존재이기도 하지만 함께해야 할 동무이기도 하고 그것이 가족이라는 울타리 속에서 얼마나 소중한지를 깨닫는다. 그리고 그렇게 굽이굽이 고비를 넘기며 살아가기 위해 이 세상에 필요한 것들이 과연 무엇인지 진심으로 생각해 보게 된다.
그래서 이 영회는 좋은 영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