맹아(萌芽, 움 맹, 싹 아)
환상숲 곶자왈을 이야기하기 전 맹아(萌牙, 움)에 대해 알아보려 합니다. 제가 작성한 글인 '나무를 확실하고 깔끔하게 죽이는 방법'에서 우리 주변에 있는 나무를 죽이기 위해 드릴로 구멍을 뚫고 농약을 주입하거나 몰래 그루터기를 베어버리는 안타까운 현실에 대한 비난을 했습니다.
https://brunch.co.kr/@kimjungduu/63
글 내용 중 활엽수를 베고 나면 그루터기 주변에서 '맹아(萌牙), 움'이 트게 되고 이를 활용해 숲을 갱신하는 방법이 있음을 언급을 했습니다. 이 방법을 '왜림작업(矮林作業; coppice-forest method, sprout system)'이라 합니다. 다른 말로는 저림(低林, low forest , coppic forest), 신탄림(薪炭林, fuel production forest , coppice forest)이라 부르기도 합니다.
부르는 명칭은 다양하지만 내용은 같습니다. 큰 나무를 베고 성장하는 '움'을 키워서 새로운 숲을 만드는 방법으로 주로 '연료재'를 생산하기 위함입니다. 연료재 생산이 목적이다 보니 나무를 베어내는 벌기(伐期)가 짧습니다. 적용되는 수종으로는 참나무, 오리나무류, 아까시나무, 단풍나무류, 물푸레나무류, 너도밤나무 등이 있습니다.
사실 '왜림작업'은 오늘날에 거의 적용되는 방법은 아닙니다. 다만, 산림경영목적상 '표고목'이나 '소경재' 생산이 필요한 경우에 사용됩니다. 맹아를 대경재로 키워보겠다는 마음을 먹지만 대부분 성장하면서 내부 부후로 인해 큰 목재 생산은 어렵습니다.
주변을 둘러보면 생각보다 많이 위의 사진과 동일한 상황을 바라볼 수 있습니다.
곶자왈은 제주도 천연 원시림으로 용암에 의해 형성된 지형에서 다양한 동식물이 함께 살아가는 독특한 생태계가 유지되는 지역이다. 독특한 지형과 생태계 그리고 기후로 인해 세계 유일 열대북방한계식물과 한대남방한계식물이 공존하고 있다.
갑자기 왠 '환상숲곶자왈'을 이야기하나 싶겠지만, 이 장소에 있는 나무가 바로 맹아(움)를 키워 갱신한 숲이다. 위에서 알아봤듯 맹아림은 수종이 가진 맹아(움)를 통해 재건된 숲을 말한다. 어쩌다 맹아림이 형성되었는지 알아보기 위해선 딱 100년 전으로 돌아가 그 당시 조상님들이 생활한 패턴을 생각해 보면 답을 유추할 수 있다.
온돌 문화를 가진 우리나라는 겨울이 다가오면 혹한기를 대비해 '땔감'을 준비해야겠다. 문제는 제한된 자원에 수많은 경쟁자가 있었다는 것이다. 그래서 너도나도 나무를 마구잡이로 베어냈고 그로 인해 숲은 황폐화되었다. 산지녹화를 위해 본격적으로 조림사업을 시작하면서 정부는 사회 5대 악을 규정했다.
1. 밀수
2. 깡패
3. 마약
4. 사이비 기자
5. 도벌(盜伐, secret felling) 산림에서 나무를 몰래 베는 행위
도벌에 대한 처벌이 강화되고 대체 연료인 '석탄'이 보급되면서 환경보호와 생태계 보전 등 녹색 국가 건설에 대한 관심이 높아졌다. 자연스레 그루터기에서 새로운 움이 터올라 성장했고 숲으로 회복되었다.
추신.
제주도 환상숲 곶자왈에서 숲해설사님과 동행하며 나누었던 '맹아림' 이야기가 생각나서 글을 적어봤습니다.
카메라로 아름다운 이곳을 제대로 담지 못해 아쉬울 뿐입니다.
사진출처
https://forest.or.kr/award_galleries/108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