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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Dec 06. 2023

나무에게 겨울옷을 선물해 보자.

따뜻한 겨울을 보낼 수 있도록

 푸른 옷을 입은 나무들은 날이 추워지기 시작하면 빨간색과 주황색 옷으로 갈아입는다. 점점 날이 추워지고 형형색색 옷이 모두 떨진 뒤 앙상한 나뭇가지만 남은 나무는 이제 혹한 추위를 대비하기 위해 긴 잠을 준비한다.


 우리가 추울 때 겨울옷을 입듯 나무도 겨울옷(?)을 입으면 그 아무리 매서운 동장군이 찾아와도 견딜 수 있다. 특히 따뜻한 마을에서 자라는 수피가 얇은 나무가 추운 마을로 이사 왔을 경우이다. 대표적으로 배롱나무와 모과나무가 있다. 그 외에도 감나무, 사계장미, 동백나무 등이 있다.


 하지만, 서울에서 동백나무를 키우기는 상당히 어렵다. 보온대책을 잘 강구하더라도 꽃이 제대로 피지 않아 열매도 맺지 않을 확률이 크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중부지방에서 동백나무 겨울나기를 성공하신 분들이 몇몇 계신다. (존경합니다..)

중부지방에서 아름다운 동백꽃을 보기란 하늘의 별을 따는 것과 같다.

  따뜻한 남쪽 지방에서 올라온 이들에게 어떻게 따뜻한 옷을 입혀줄 수 있을까?

사진출처 : 순천만국가정원 나무 월동준비(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56769)

 위 기사에 따르면 <순천만국가정원>에서는 추위에 약한 후박나무, 먼나무와 같은 난대수종과 코코스야자와 같은 아열대수종을 주축으로 줄기에 볏짚을 감싸줬다고 한다. 물론 순천만국가정원은 국가정원이라 우리가 하기엔 규모가 매우 크다. 그래서 이를 그대로 축소해서 우리 정원으로 가져올 것이다.



준비물

볏짚 - 벼의 이삭을 떨어낸 줄기

이엉 - 초가집 지붕이나 담장을 덮기 위해 볏짚을 이어 만든 제품

새끼줄 - 짚을 꼬아서 만든 줄

수피가 얇은 나무

볏짚, 이엉, 새끼줄

  조경자재 판매점에서 볏짚, 이엉 그리고 새끼줄 모두 구할 수 있다. 이제 이 재료들을 활용해 나무에게 겨울옷을 입혀줄 수 있다.


방법

(1) 볏짚이나 이엉을 이용해 줄기 근원부를 감싸주고 지면을 충분히 짚으로 덮는다.

사진 주변에 장애물이 많아 배롱나무 누끼를 따왔다. (양해 부탁드리옵니다..)


(2) 볏짚과 이엉을 이용해 줄기를 감싸준다. 감싸준 줄기가 고정되도록 재료를 이용해 '단추'를 만들어준다.


(3) 모든 줄기와 가지를 덮어줄 필요는 없다. 뻗어나간 가지 수형을 보면서 미관상 균형을 맞춰 덮어준다.


(4) 원예가위를 이용해 튀어나온 볏짚을 다듬어주면 완성된다.


추신.

 겨울이 올즈음 유독 뉴스에서는 <올 겨울, 역대급 추위 강타>라는 기사가 종종 흘러나온다. 그렇게 신경 쓰지 않았지만 몇 번 추위 소식을 듣다 보면 나도 모르게 근심걱정이 몰려온다.


"혹여나. 쟤 죽으면 어떻게 하지..?"

"살 수 있어. 강하게 키워야지. 알아서 적응할 수 있지 않을까?"

"음..."


운 좋게 '입동'까지는 그럭저럭 잘 버틴 것 같았다. 하지만 우리나라엔 '꽃샘추위'라는 강적이 있음을 잠시 잊고 있었다.


방심했다.



사진출처

https://m.ilyo.co.kr/?ac=article_view&entry_id=1567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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