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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Dec 26. 2023

미쿡에서 왔어요, 스트로브 잣나무

 동네를 산책하다 보면 유독 키 큰 침엽수가 울타리처럼 차례로 식재된 모습을 본다. 직업 특성상 우리나라 방방곡곡을 돌아다니곤 하는데 어딜 가나 '이 나무'는 항상 볼 수 있다. 정원가의 입장에서 볼 때 항상 보이는 나무는 확실한(?) 특징을 갖고 있다.

우리 주변에 생각보다 많은 이 나무

1. 가격이 저렴하고 나무를 이식했을 때 활착률이 좋다.

2. 도심 속 공해에 노출되더라도 견딜 수 있다.

3. 성장이 비교적 빠르다.


 '이 나무'는 위의 세 가지 조건을 충족한다. 우리나라 전국 도시공원과 정원에서 흔히 볼 수 있는 이 나무는 '스트로브 잣나무(white pine)'이다.


 1927년 북미에서 도입한 나무이며 최근 산림청 국립산림과학원에서는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미래 경제 수종으로 선정했다. 무엇보다도 소나무 에이즈라 불리는 '소나무재선충 병'에 뛰어난 저항성을 갖고 있다. 또한, 생장력이 빠르고 뛰어난 탄소흡수능력을 갖고 있어 오늘날 추구하는 녹색가치에 정확히 취합하는 나무라 할 수 있다.

소나무재선충 병에 의해 고사한 소나무

 스트로브 잣나무는 우리나라 환경에선 최대 30m가량 자란다고 알려졌다. (사실 아무리 성장을 잘하는 수종이라도 우리나라에선 그 이상 자라는 경우가 드물다) 하지만, 원산지인 북미에선 아름드리가 넘는 직경으로 수령 15~45년까지 매년 약 1m 성장을 하다 속도가 점점 느려짐에도 불구하고 70m가량 자란다고 알려졌다.


 우리나라에서는 ‘목재’로 활용하는 경우는 보지 못했다. 반면, 원산지인 미국에서는 스트로브 잣나무가 목재로 많이 애용된다. 영어명 화이트 파인(White pine)으로 목재가 흰빛을 띠어 백송이라 부른다.(우리나라 백송이 아니다)

스트로브 잣나무와 백송은 다르다.

 <월든>의 저자인 헨리 데이비드 소로는 이 나무를 두고 “There is no finer tree(이보다 좋은 나무는 없다)“ 말했다. 스트로브 잣나무 목재는 질감이 부드러워 손질이 용이해 가공이 쉽고 다른 목재보다 약품 흡수가 좋아 목재 케이스 제작부터 건축 기술에 요구되는 모든 용도에 적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흡수가 잘된다는 것은 습도에 따른 부패 저항성이 부족하다)

 또한, 무게도 가벼운 편이라 주거지 주변과 곳간과 같은 곳을 보호하는 울타리 재료로 사용되었다. 하지만, 높은 강도가 적용되는 곳에는 적용하기 어렵다.

스트로브 잣나무 목재 가공

 이외에도 스트로브 잣나무 잎은 레몬이나 오렌지보다 비타민 C 함량이 높아 허브차로 우려 마신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나는 '이 나무'를 좋아하지는 않았다. 왜냐하면 나는 뿌리가 지면으로부터 들어 올려진 스트로브 잣나무 몇 그루를 베어내야 했다. 나는 나무에 올라 차분하게 나뭇가지와 줄기를 잘라 지상으로 내렸다. 문제는 스트로브 잣나무 송진이 너무 많이 나왔다. 하루 일을 마치고 나니 조금 과장해 내 안전복과 로프가 송진으로 뒤덮였다.


 또한, 나무에 올라가기엔 가볍고 약하다는 느낌을 받았다. 마치 '오동나무'에 올라갔을 때와 비슷한 느낌이었다. 그래서인지 로프에 몸을 맡기고 나무 위에서 작업하기엔 조심스러웠다.



자료 및 사진 출처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59969

https://news.kbs.co.kr/news/mobile/view/view.do?ncd=7688366

https://www.dwbnews.kr/news/articleView.html?idxno=6195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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