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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Jan 02. 2024

동박새가 반한 동백꽃, 카멜리아

동백나무

 차디찬 겨울바람을 이기며 선홍색 꽃이 반쯤 피는 동백꽃은 아름답다. 겨울엔 앙상한 나뭇가지만 있는 키 큰 활엽수와 숨죽인 듯 생기를 잃어버린 풀이 가득한 배경은 허전하다 못해 황량하다. 사람도 마찬가지로 매서운 추위로 인해 몸도 마음도 웅크러진다.


 모든 생명이 멈춰진 듯한 배경 속에서 밝은 광택을 띤 녹색 잎과 붉은 꽃이 만발하는 동백나무는 단연코 눈에 띈다. 동백꽃이 주는 아름다움에 한 번 빠지면 헤어 나올 수 없다. 그래서 동백나무를 사랑하는 정원가들은 어떻게든 동백나무를 남부 수종임에도 불구하고  '서울'로 모셔왔고 서울에서 겨울을 온전히 날 수 있도록 내 몸 가꾸듯 동백나무를 가꾼다.


 동백나무는 추운 겨울을 견디는 내한성이 매우 떨어지는 나무로 중부지방이 아닌 경상남도, 전라남도 그리고 제주도와 같이 따뜻한 지방에서 서식한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간혹 서울과 경기북부 지역을 돌아다니다 보면 간이 온실을 만들어 나무를 관리하는 모습을 종종 발견한다.


 호기심에 찾아가 비닐하우스 안을 살펴보면 대부분 동백나무가 안에 있다. 막대한 관리비용과 노력을 들여서라도 동백꽃을 보고자 하는 마음이 조금이나마 이해는 간다. 만약 서울에서 동백나무를 보고 싶다면 우리나라 등록문화재 제83호인 창경궁 대온실에 방문해 보자. 아름다운 동백나무를 관람할 수 있다.

사진출처 : 동백꽃 필 무렵 '창경궁 대온실' 풍경_ 시민기자 정인선

 동백나무는 영어로 카멜리아(Camellia)이다. 17세기 체코슬라바키아의 선교사인 카멜(Kamell)이 세계를 돌아다니며 동백을 수집해 유럽에 소개했고 그로 인해 그의 이름이 붙여졌다. 동백나무 학명은 Camellia japonica로 종소명을 살펴보면 자포니카(japonica)로 일본에서 서식하고 있다는 뜻이다. 사실 우리나라, 중국, 일본 세 나라에서 자라지만.


동백나무(冬柏, Camellia)

 동백나무는 국명에서 볼 수 있듯 '겨울(冬)에도 사시사철 푸른 나무(柏)' 뜻이다. 상록 교목으로 7~9m 정도까지 자란다. 11월 말부터 4월 초까지 꽃을 피운다. 꽃은 붉은색, 흰색 그리고 분홍색으로 핀다. 꽃은 반쯤만 열리며 꽃이 질 때는 한꺼번에 통째로 떨어지는 특징을 가졌다.


 애기동백나무는 이 와달리 꽃이 활짝 열리며 꽃잎이 하나씩 떨어진다. 애기동백은 일본 고유종이다. 일본에서도 동백나무는 인기가 많은 수종이며 화려한 꽃잎을 가진 원예종이 많다.

동백나무 원예종인 아마가시타(天ヶ下)와 시보리카라코(絞唐子)

 잎차례는 어긋나자라며 수형은 나뭇가지가 많이 갈라진다. 내한성이 매우 약해 북한계선이 뚜렷하다. 우리나라에서는 중부이남에 주로 분포하고 서쪽으로는 대청도, 동쪽으로는 울릉도, 내륙에서는 지리산 화엄사까지로 바라본다. 지구온난화로 인해 뜨거워지고 있는 요즘 동백나무의 북한계선은 점점 더 올라갈 것으로 보인다.

동백꽃이 활짝 피었다.

 곤충의 활동이 시작되기 전인 추운 겨울에 피는 동백꽃은 새의 도움으로 수분을 한다. 도움을 주는 새가 바로 동박새이며 꿀을 먹고 자란다. 이를 조매화(鳥媒花)라고 부른다. 조매화는 대부분 바나나와 파인애플과 같이 열대지방에서 볼 수 있지만, 우리나라에선 동백꽃이 대표적인 조매화이다. 조매화의 특징 중 하나는 꿀이 많다. 동백꽃은 꿀이 많은 대신 향기가 나지 않는다.

동박새와 동백꽃


동백나무 열매

 수분을 마친 꽃은 열매를 맺는다. 동백기름은 예로부터 지금까지 오랫동안 사용되었다. 동백 씨앗을 분쇄하여 짜낸 기름으로 머리카락과 수염에 발라 단정하게 했고 등불 연료도 사용했다. 동백유 자체가 비싸기에 카멜리아 오일로 수출되어 판매된다.


동백나무 관리

(1) 전정

동백나무는 전정이 거의 필요하지 않은 수종으로 불필요한 가지만 제거한다. 9월 이후에는 꽃눈이 형성된 시기이므로 가지치기 작업을 피한다.


(2) 이식

내한성이 약한 나무로 초봄에 나무를 식재하길 권장한다.


(3) 병해충

몇 년 전 부산 해운대구 동백섬 내 동백나무 잎이 탄저병에 걸려 해당 녹지를 관리하는 주체에 책임을 묻는 기사를 본 적 있다. 탄저병에 걸린 잎은 잎에 타들어간 흉터처럼 회색 병반을 보여 확산된 탄저병은 시각적으로도 거부감을 준다. 발생하는 충해로는 진딧물과 깍지벌레가 있다. 둘 다 흡즙 하는 곤충으로 시기에 맞는 적절한 방제가 필요하다.


추신.

봄이 오기 전 차디찬 겨울바람을 맞아보면서 동백꽃을 보러 가는 건 어떨까요?



사진출처

https://species.nibr.go.kr/species/speciesDetail.do?ktsn=120000072228

https://www.busan.com/view/busan/view.php?code=20170118000213

https://www.tokyo-park.or.jp/special/botanicallegacy/kr/about/kind/camellia/index.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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