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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Jun 18. 2023

아보리스트(Arborist)가 된다는 건(9)

아보리스트(Arborist) 교육 9일 - 자율학습

아보리스트 역사, 이론, 매듭법, 트리 클라이밍, 리깅, 엔진톱 사용, 도르래 그리고 구조 시스템을 배웠다. 이제 남은 건 자격증 취득을 위한 시험만 남았다. 긴장됐다. 아직 매듭을 묶는 것도 서툰데.. 벌써 시험이라니.


교육 9일 차인 오늘은 완전한 자율학습 시간이 주어졌다. 개인이 부족한 부분을 연습하며 강사님에게 질문하고 피드백을 받는 시간이다. 나는 등목방법을 더 연습하기로 했다.

올라가자 올라가보자


드로우 볼을 나무에 던져 트리 클라이밍을 위한 로프를 설치하는 것만으로도 많은 시간이 소요됐다. 던지는 방향을 잘못 잡거나 힘 조절을 실패해 드로우 라인이 나뭇가지를 한 바퀴 돌기라도 하면 직감적으로 큰일이 났음을 느꼈다. 순간 시력이 몽골인이 되어 그 얇은 라인이 얽히는 게 선명히 보였다. 운이 좋아 단 한 번의 시도로 얽힌 라인을 풀 때면 어린아이 마냥 기분이 좋아졌다.

DRT 등목 방법 연습

아보리스트 교육은 강한 체력을 내가 생각하는 그 이상으로 요구했다. 나는 교육을 받기 전 인터넷으로 찾아보고 센터장님에게도 미리 연락드려보고 만반의 준비를 '했다고' 생각했다. 항상 체력은 자신 있었으니까. 하지만 이게 웬걸 교육입소 3일 만에 온몸이 쑤셨다. 몇 차례 트리 클라이밍을 연습했다고 전완근이 터질 것 같았다. 푹 자고 나면 괜찮겠지 했지만 근육통은 더 심해졌다. 다부진 체격과 높은 근육량은 지구력에 큰 영향을 미치지 못했다. 몇 번의 시도 끝에 결국 휴식을 취한 나는 가만히 앉으면서 생각했다.


"내 근육은 풍선근육이었구나"

그렇다. 나는 풍선맨이었다.

하하.


지친 몸에 마시는 믹스커피 한 잔은 여태껏 마셨던 그 어떠한 커피와도 비교할 수 없었다. 이 달콤함은 정말.

세상에서 제일 맛있는 커피



간단히 휴식을 마친 나는 교육생분들 옆에서 매듭을 연습했다. 그러다 보면 다른 선생님들께서 찾아와 내게 트리클라이밍 매듭 확인을 부탁했다.


"저도 잘 모르지만.. 제가 기록해돈 영상에는 매듭을 이 방향으로 하더라고요."

"고마워~"


개인적으로 연습을 하다 매듭이나 등반법에 대해 헷갈리는 부분은 서로 물어보고 상의했다. 같이 교육받는 선생님들과 느끼는 팀워크와 소속감은 날 더욱 자신감 있게 만들어줬다.

개인 연습시간


어느덧 해는 서산에 뉘엿거리고 있었다. 이제 남은 시간은 시험을 위한 하루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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