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보리스트(Arborist)가 된다는 건(10)

아보리스트(Arborist) 교육 10일 - 자격평가 시험

by 정원가 김정두

아보리스트 교육 마지막 날이 밝았다. 지방 곳곳에서 올라온 교육생 분들은 시험을 마치고 바로 댁으로 돌아가기 위해 새벽 일찍 일어나 개인 짐을 정리했다. 그 모습을 바라보고 있자니 뭔가 수학여행의 마지막 날처럼 서운한 기분이 들었다.

"벌써 끝이구나. 다시 일상으로 돌아가는구나."

처음 부연동 마을에 오고 10일간 이곳에서 어떻게 지내나 싶었다. 심지어 교육장 주변은 휴대전화도 터지지 않는다. 기혼자들에게는 기쁨을 미혼자들에게는 좌절을 주는 곳이었다. 혹시나 중요한 전화가 오지는 않았을까 하는 마음에 간간히 휴대전화가 터지는 장소로 내려가곤 했다.


"전역하자마자 부모님께 인사도 없이 바로 이곳으로 왔는데.. 나를 걱정하시면 어떻게 하지?"

"주변 친구들이 전역 축하한다고 밥 먹자고 하면 어떻게 하지?" 등등


모든 걱정은 다 쓸모없었다. 나를 찾는 사람은 없었다. 그나마 내 전역소식을 들은 오랜 친구들로부터 온 몇 개 카톡뿐이었다. 이때 느꼈던 감정은 내가 지나치게 남 눈치를 보거나 관심을 받고 싶다는 욕구가 있다는 것이였다. 그저 외로움과 고독이 싫어 주변에 늘 누군가가 내 곁에 있기를 희망했다. 욕심이었다.


오전은 필기시험 오후는 실기시험이 진행된다.

교육기간 동안 배웠던 역사와 이론에서 문제가 출제됐다. 복습을 꾸준히 했고 만점을 목표로 하는 것보단 모든 자격증 시험이 그렇듯 합격선만 넘기를 희망하며 문제를 풀었다. 문제는 실기였다.


실기시험은 조별 과제로 진행됐다. 과제는 <기울어진 나무 안전하게 제거하기>였다. 알고 있는 모든 수단과 방법을 사용해 과제를 수행하면 됐다. 우리 팀은 주변 나무에 백업 로프를 설치하고 승족기를 이용해 나무에 오르기로 했다. 승족기(Spur)는 우리나라에서 박차라고도 불리는데 다리에 착용하고 뾰족한 부분을 나무에 박아 고정하여 오르는 기구를 말한다.

제거할 나무에 사용하는 승족기(Spur)
승족기를 사용해 제거할 나무에 오른다.

처음 사용하는 장비라서 그런지 먼저 센터장님께서 시범을 보여주셨다. 웃으며 나무에서 내려온 센터장님은 실기시험 시작을 알렸다.


우리 팀은 발 빠르게 움직였고 로프를 먼저 나무에 설치했다. 손으로 직접 볼을 던지거나 오른쪽 아래 사진처럼 빅샷(Big shot)이라는 장비를 사용했다. 확실히 새총이 성능이 확실했다.

드로우 볼을 던져 로프를 설치하는 중
링 허브에 로프를 연결했다.
제거할 나무를 안전하게 지상으로 내리기 위한 시스템을 구성하는 중

본격적인 시험이 시작된 후 나는 사진을 남길 수 없었다. 실기시험은 정신없게 지나갔다. 시험결과는 2주 후 개별 연락을 통해 소식을 전하겠다는 말과 함께 나의 아보리스트 교육은 끝났다.


모든 시험이 그렇듯 아쉬움이 남았다. 조금 더 연습할걸. 잠을 조금 더 줄여서 해볼걸.


추신.

열흘 간 막내인 저를 신경 써주신 모든 교육생 선생님들 정말 감사합니다. 부족한 제게 많은 관심과 사랑 주셔서 행복했습니다. 감사합니다.

19년 8월 28기 아보리스트 교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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