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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정원가 김정두 Jun 29. 2023

기계톱(엔진톱) 톱날(Chain) 연마하기

혹시 이거 영업 비밀인가요?

 '드드득 드드득 드드득' 깊은 산속 나무꾼들은 첼로가 아닌 기계톱으로 줄질한다. 그런데 유독 우리나라는 기계톱 톱날을 연마하는 모습은 뭔가 어색하다. 진짜 첼로를 켜듯 기계톱을 잡고 있다. 처음 본 광경에 놀란 나는 사수에게 찾아가 "톱날 연마는 이렇게 하는 건가요?"라고 물었고 사수는 아무 대답 없이 자신의 톱날을 연마했다. 


 일을 마치고 집에 돌아온 나는 궁금했다. 톱날을 연마하는 게 뭐 대단한 영업비밀이라도 되는 것 처럼 절대 알려주지 않는 것이다. 아보리스트 교육을 받으며 친해진 한옥 목수님에게 연락해 오늘 있었던 일을 푸념했다. 그는 당연하다는 듯이 호탕하게 웃었다.


 목수님은 나 때는 더 심했다며 간단한 이야기를 내게 해줬다. 목수님은 선배가 톱날 연마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찾아갔더니 술과 담배 심부름을 시켰고 그 후에 또 찾아갔더니 해가 비추는 곳에서 톱날을 연마해 상대방이 못 보게 했다는 것이다.


"에이 농담하지 마세요~ 어떻게 그래요?"

"현장에 며칠 더 있어봐 더 한 경우도 볼 수 있을걸?"


 웃으며 대화를 마친 나는 책상에 앉아 씁쓸함을 감출 수 없었다. 이윽고 나눴던 대화는 모두 사실이었다. 더하면 더했지.


 기계톱 톱날은 보통 2만원에서 3만원 사이로 구매할 수 있다. 몇 번 사용하지도 못하고 무뎌진 톱날을 통으로 교체하는 건 일당 20만원 받는 근로자에겐 사치다. 그래서 최대한 톱날을 갈고 갈아서 알뜰하게 사용한다. 생각보다 연마하는 방법은 간단하다. 몇 번 따라 해 본다면 쉽고 정확하게 정석대로 연마할 수 있다. 내가 느낀 그 허탈감을 여러분은 느끼지 않았으면 좋겠다.



바이스에 가이드바를 고정한다.

 기계톱 가이드바가 확실하게 고정되어야 두 손을 이용하여 자유롭게 연마할 수 있다. 가장 간단한 방법은 작업대 위에 바이스를 설치해 가이드바를 고정하고 연마한다. 이때 톱날 장력은 평상시 사용할 때보다 더 강하게 조여놓는 것이 편하다. 그 이유는 연마를 하다보면 톱날이 움직인다. 연마 시 더욱 안정감을 느끼려면 체인 브레이크를 활성화한다.


 톱날은 제조 사양에 따라 연마되어야 한다. 여기서 이용자들은 복잡함과 까다로움을 느낀다. 여러분이 가지고 있는 톱날은 제조사마다 타입과 크기 그리고 길이가 다르다. 그러므로 연마 각도를 정확하게 설정해 주는 파일 게이지(a filing gauge) 사용을 권장한다. 


파일 게이지를 이용한 톱날 연마


1. 톱날 연마 준비하기

 톱날 스펙에 맞는 원형 줄, 사각 줄, 파일 게이지를 준비한다. 모르겠다면 개인이 소유한 장비 설명서를 참고한다.


2. 파일 게이지를 톱날에 고정하기

 파일 게이지를 살펴보면 화살표 모양이 있다. 파일 게이지를 체인이 회전하는 방향에 올려두고 고정한다.


3. 두 손 사용하기

 파일 게이지는 롤러가 2개 있다. 두 롤러를 회전시킬 수 있도록 원형 줄을 90도로 잡는다. 제조사 톱날마다 다르지만 보통 연마 각도는 25~35도다. 톱날에서 몸을 살짝 떨어뜨린 뒤 부드럽게 연마한다.


4. 같은 방향의 톱날 연마하기

 같은 방향에 있는 톱날을 모두 날카롭게 연마한다. 정석은 모든 톱날을 같은 길이로 연마하는 것이지만 사용 환경에 따라 힘들 수도 있다. (원형줄을 밀었다가 뒤로 빼면서 연마하지 않도록 한다.)


5. 다른 방향의 톱날 연마하기

 한 방향 톱날 연마가 모두 끝났다면 바이스에 고정된 기계톱을 풀어 반대로 고정하고 반대편 톱날을 같은 방식으로 연마한다.


자유 각도 연마(Freehand filing)

 파일 게이지 없이 톱날을 연마해야 하는 상황을 경험하게 된다. 이때 톱날이 가진 연마 각도를 기억해 최대한 비슷하게 연마한다. 이후 정확한 톱날의 각도와 깊이(Depth)를 맞추기 위해 파일 게이지를 이용해 재연마한다. 


 톱날 끝을 뭉뚱그리거나 깊게 연마하면 톱날에 날카로운 고리 모양인 훅(hook)이 생긴다. 이는 기계톱에 불필요한 부담을 주며 사용 시 진동이 커진다.


톱날을 교체할 시기

 4mm. 톱날 자세히 살펴보면 사용선에 인접하거나 혹은 톱날에 금이 발견되면 교체한다.


뎁스 게이지(Depth gauge)

 뎁스 게이지와 톱날의 끝부분 높이 차이는 톱밥의 크기를 결정한다. 만약 뎁스 게이지와 톱날 끝 차이가 지나치게 작다면 톱밥도 그만큼 흩뿌리며 나온다. 그렇다고 뎁스 게이지를 너무 깊게 연마하면 톱이 더욱 공격적으로 나무를 파고들고 높은 진동이 발생한다. 이는 곧 킥백 발생 위험이 증가하고 기계톱에 불필요한 스트레스를 준다.

gif 출처 : 우창통상 - 체인과 대패의 관계

 위의 사진처럼 연마하는 것이 가장 좋은 결과물을 내는 연마 기술이다. 그러므로 뎁스 게이지 템플렛 사용을 습관 들이자. 0.65mm를 눈대중으로 맞출 수가 없다.


뎁스 게이지를 이용한 연마

 뎁스 게이지는 소프트 우드(침엽수)하드 우드(활엽수)로 나눠져있다. 소프트는 침엽수와 같은 부드러운 나무를 의미하고 하드는 단단한 참나무와 같은 활엽수를 의미한다. (물론 활엽수임에도 가벼운 나무가 있다. 여기선 '뎁스 게이지'에 대한 설명이다.) 


 뎁스를 하드우드로 세팅을 한다면 목재를 조금씩 깎아내고 소프트우드 세팅은 목재를 하드우드 세팅보다 조금 길게 깎아낸다.


1. 뎁스 게이지 올려놓기

 여러분이 다루는 나무의 특성에 맞게 뎁스 게이지의 하드 우드와 소프트 우드를 선택하고 연마할 톱날 뒤에 뎁스 게이지를 올려놓는다.


2. 뎁스 게이지를 한 손으로 고정 후 연마하기

 한 손은 뎁스 게이지를 고정하고 다른 한 손은 사각 줄을 잡은 상태로 뎁스 게이지에서 튀어나온 만큼 연마한다.


3. 좌우로 번갈아 가며 연마

 톱날의 위치에 따라 뎁스의 위치가 달라진다.


 실내에선 위와 같은 방법으로 연마한다. 그렇다면 산이나 야외에서는 어떻게 연마할 수 있을까. 지면이 고르고 안정된 곳이라면 어디서든 톱날을 연마할 수 있다. 몇 가지 예시를 보여주고 이 중에서 여러분에게 맞는 방법을 선택한다. 무엇보다 중요한 사실은 톱날을 항상 날카롭게 유지한다.



가장 간단한 방법

1. 휴대용 바이스를 챙긴다.

2. 도끼나 브레이킹 바(a breaking bar)를 이용해 바이스를 그루터기나 목재에 고정하고 가이드바를 잡는다.

3. 규격에 맞는 각도에 맞게 연마한다.


소교목 활용하기

1. 연마하기 편한 높이에서 수직으로 찔러 베기를 한다.

2. 찔러 베기 시 킥백을 조심한다.

3. 기계톱 시동을 멈추고 가이드바를 나무에 넣는다.

4. 가이드바와 나무 틈 사이를 줄이기 위해 콤비네이션 스패너와 같은 도구를 넣는다.

5. 규격에 맞는 각도로 연마한다.

6. 연마 시 안전성을 높이기 위해 리프팅 후크와 같은 도구를 사용하여 기계톱이 지지가 될 수 있도록 한다.


그루터기나 나무줄기에 걸터앉아 연마

1. 나무줄기에 걸터앉는다.

2. 두 허벅지 사이로 기계톱을 고정한다.

3. 팔뚝으로 허벅지를 받쳐준다.

4. 원형 줄을 이용해 한쪽 방향 톱날을 연마한다.

5. 원형 줄을 반대로 잡아 반대 방향 톱날을 연마하거나 반대편으로 앉아 연마한다.


or


1. 오른쪽 다리를 기계톱 엔진에 맞대어 누른다. 그래야 안전한 자세를 취할 수 있다.

2. 반대로 위치를 돌려 남은 톱날을 연마한다.


***모든 연마는 제조사 설명서를 따른다.



얼마나 자주 톱날을 연마해야 할까?

 아무리 예리하게 연마된 톱날이라도 몇 번 사용하면 무뎌지기 마련이다. 굳이 톱날이 돌이나 흙에 파묻혀 가며 사용되지 않았더라도 말이다. 사용자는 톱날의 무뎌짐이 느껴지면 즉시 톱날을 연마한다. 예리하게 연마된 톱날은 나무를 오랫동안 자를 수 있도록 도와준다. 작업환경에 따라 톱날을 연마하는 횟수가 달라지며 기계톱을 매일 사용한다면 연료를 보충할 때마다 톱날을 확인한다.

무뎌진 톱날

 기계톱 사용 시 방향이 기울어지며 목재가 잘린다거나 힘이 많이 들어간다면 톱날이 무뎌졌다는 징후다.


톱날 장력(Chain tention)

 톱날 장력을 적절히 유지한다. 느슨한 장력은 기계톱 작동 중 톱날이 이탈할 수 있다. 이는 작업자에게 부상을 일으키거나 장비에 손상을 줄 수 있다. 이와 마찬가지로 꽉 조인 장력 또한 가이드바의 조기 손상을 가져올 수 있다. 그러므로 가이드바 아랫부분에 톱날이 잘 안착하도록 적절한 장력을 유지한다. 결합된 톱날은 쉽게 손으로 밀려야 한다.



출처 : https://chainsawacademy.husqvarna.com, https://blog.naver.com/PostView.naver?blogId=chijoonchoi&logNo=223051555881&categoryNo=102&parentCategoryNo=&from=thumbnailLi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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