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업 산업재해율은 산업평균보다 높습니다.
지난 금요일, 친한 동생에게서 전화가 왔다.
"형! 기계톱 보호바지 하나 구할 수 있을까요?"
"왜? 여름인데 시원하게 챕스(앞치마 형식으로 된 하체 보호의)입지?"
"저도 그러고 싶은데.. 최근에 챕스를 입은 작업자 고환이 잘리는 사고가 일어났대요."
"그게 무슨 말이야????"
"나무!!! 넘어간다!!!" 목청이 터지라 외쳐본다. 들어는 보았는가? <나무 넘어간다.> 이 표현은 산림기능사 기계톱 실습 시험을 치를 때 외치는 구호다. 그렇다면 기능사를 취득하고 현장에 투입된 근로자는 나무를 벨 때 주변 사람에게 "나무 넘어간다!!"를 외칠 수 있을까? 기계톱 데시벨은 100dB이다. 누군가 옆에서 자동차 경적을 지속해 울린다고 생각해 보자. 과연 무슨 말이 들릴까?
가장 좋은 체력과 회복력을 가지고 있는 시기인 20대 중후반에 나는 벌목일을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일을 마치면 저녁식사 후 바로 곯아떨어졌다. 이 패턴은 평일 내내 반복됐다. '다른 산업으로 넘어가면 되지 않나?'라는 질문도 종종 받았지만, 나는 나무 일이 좋았다.
산에서 넘어지고 구르더라도 행복했다. 나는 이 행복한 일을 더 안전하려고 초창기 번 돈을 모두 다 '안전 장비'에 '투자'했다. 기동성 좋은 신발, 편한 보호의, 무전기 기능이 있는 헬멧 등 비싼 가격은 내게 중요하지 않았다. "그런 고가장비 사 버릇하면 돈 못 모아."라는 시선도 중요하지 않았다. 난 내 안전이 그 무엇보다 중요했다.
생각해 보면 비용 계산은 간단했다. 내가 다치면 치료하는 시간+비용이 발생한다. 혹은 산재보험을 적용받아 일정 금액을 보상(?)받는다 해도 나는 손해다. 아무리 계산을 돌려봐도 '부상'은 개인에게 득이 되지 않는다. 높은 기계톱 데시벨에 장기간 노출되어 이명이 생긴 분들만 해도 몇 명이던가? 그뿐만 아니라 잘못된 기계톱 사용으로 높은 진동이 발생하는데 무엇이 잘못된 것인지도 모르고 진동을 그대로 두 손으로 받아 나도 모르게 수전증이 생겨서 벌벌벌 손을 떠는 경우는 무엇인가?
나는 불편한 진실을 회피하고 싶지 않다. 우리나라 산림을 위한 찬란한 정책을 펼치더라도 일을 시행하는 건 일용직 말단 근로자다. 그들은 쉽게 변하지 않는다. 발생하는 사고사례는 다 운이 없는 경우고 나는 발생하지 않는다고 굳게 믿는 사람들이다. 그들의 생각을 바꿔야 한다.
임업 보호복은 가시성이 중요하며 국제기준에 따라 검증된 장비여야 한다. 이 기준은 나라마다 다르지만 '사용자 보호'라는 개념을 근간으로 한다.
임업용 자켓은 상의 전체를 보호하고 통풍을 위한 환기(ventilation)기능이 있는 걸 추천한다. 또한 가시성이 좋은 옷을 선택하여 그 누가 보더라도 일하고 있음을 알릴 수 있도록 해야한다.
국제기준에 충족하는 기계톱 보호바지를 개인의 사이즈에 맞게 입는다. 옷이 너무 크거나 작으면 안 된다. 보호바지는 여러 겹의 섬유가 겹쳐있어 톱날이 보호바지에 닿게 되면 섬유가 톱날에 얽혀 순식간에 톱이 멈춘다. 톱날에 긁힌 보호바지는 과감하게 폐기한다.
보호바지를 관리하기 위해선 제조사 세탁 지침을 참고한다. 나는 섬유유연제를 사용하지 않고 중성세제를 이용한 단독 세탁을 한다.
산속은 도심보다 더 미끄러운 환경이기에 미끄럼 방지 솔(soles)과 톱날을 보호할 수 있는 캡이 있어야 한다. 국제 안전기준에 충족하는 제품을 사용한다.
가시덤불을 제거하고 휘발유와 오일로부터 손을 보호하기 위해 꼭 착용한다. 제품별로 왼손 손등에 톱날 보호기능이 들어간 제품이 있다.
응급처치 키트는 의류 주머니나 작업 벨트 혹은 콤비 캔에 넣어 항상 휴대한다. 사고 발생 시 손쉽게 사용할 수 있어야 하며 단순한 찰과상과 출혈을 조치할 수 있는 물품으로 구성한다.
사고가 발생하면 즉시 도움을 요청해야 한다. 그러므로 호루라기와 휴대전화를 항상 휴대한다.
자료출처
https://chainsawacademy.husqvarna.com/personal-protective-equipmen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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