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가 막히게 벚나무를 잘 가꾸는 곳이 있다던데
우리도 벚나무를 아름드리로 키워보자
「벚나무 가지 치는 바보, 매화나무 가지 자르지 않는 바보 サクラ切る馬鹿、ウメ切らぬ馬鹿」라는 일본 속담이 있다. 그만큼 벚나무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 수종으로 잘 알려져 있다.
안타깝게도 우리나라는 적지적수(適地適樹) - 적합한 장소에 적절한 나무를 식재하는 문화가 아니다. 법에 의해 일정 녹지공간을 채우기 위한 나무 심기로 식재 후 ‘관리’가 아닌 ‘조성’에 목적을 뒀다.
매 년 성장하는 나무는 방심하는 순간 감당할 수 없는 존재가 된다. 이때부터 나무 높이를 낮춘다는 명분으로 강전정이 실시된다. 상처가 제대로 아물지 못한 나무는 그대로 썩어 들어간다. 이 악순환을 끊지 못한 우리에게 벚나무 수명이 짧다는 이야기는 정설이었다.
그렇다. 우리는 벚나무 가지 치는 바보였다.
벚나무를 기가 막히게 키운 곳이 있다고 하던데
일본 아오모리현 히로사키는 인구 17만 명으로 작은 도시이다. 도심에서 방문하기 불편한 교통임에도 불구하고 벚꽃 개화시기에는 관광객만 260만 명에 달한다. 도쿄 우에노 공원 벚꽃놀이 관광객 수가 약 200만 명임을 비교하면 대단한 수치이다.
불편한 교통을 감수하더라도 수많은 관람객들이 방문하는 이유는 무엇일까. 히로사키 공원에는 수령 100년 넘은 벚나무가 400그루가 있다고 한다. 심지어 300년을 넘게 산 벚나무도 있다고 한다. 우리나라는 벚나무 수령이 50~60년이라고 하는데 그들은 도대체 어떻게 벚나무를 관리했는지 궁금하다.
일제 상징을 떠나 벚나무 자체만을 바라보면 벚꽃이 주는 이 아름다움을 어떻게 표현해야 할지 모르겠다.
벚나무 관리
일본 히로사키 벚꽃축제를 설명하는 공식 홈페이지는 벚나무 관리 비법은 '아오모리 사과'에 있다고 한다. 이 도시는 사과 생산으로 유명하다. 그래서 같은 장미과인 사과나무를 관리하듯 벚나무를 관리했다고 전해진다.
이인자 일본 도호쿠대학 문화인류학 교수님께서 히로사키 공원을 찾아가 공원을 담당하는 수목의(우리나라 나무의사)를 만나 인터뷰하는 기사가 있다.
벚나무는 가지가 잘리면 그곳으로 균이 들어가 부패가 진행되기 때문에 속담처럼 가지치기를 하지 않는 게 상식이었다. 그런데 1950년 공원 관리소장이 된 구도 나가마사(工藤長政)씨는 고목의 죽은 가지를 사과나무 재배에서 익숙하게 사용하던 방식으로 죽은 가지를 모두 잘랐다고 한다. 그다음 해 잘라낸 곳에서 새 가지가 올라오고 그 가지에서 풍성한 꽃이 피었다고 한다.
또한, 구도 나가마사 씨는 공원 환경개선을 위해 노점상들과 끊임없는 협상을 통해 협조를 얻고 주차시설을 세우는 등 공원 속 벚나무를 지킬 수 있는 환경을 조성했다. 그뿐만 아니라 시에서도 수목의(나무의사)를 고용해 전문적인 수목 관리를 진행했다.
시(市) 공무원, 기술자, 상인, 그리고 시민들 모두가 공원 속 벚나무를 가꾸고 관리하고 있었다. 공원녹지과 수목의 하시바 씨는 아래와 같은 말을 전한다.
벚꽃축제는 꽃이 피는 봄에만 즐기는
것이 아닙니다.
장미과 식물은 꽃이 아름다운 특징을 가졌다. 벚나무는 북반구 온대와 난대에 분포한다. 자가불화합성을 가져 다양한 종이 존재한다. 자가불화합성이란 유전적 다양성을 확보하기 위해 자가수정을 거부하는 것을 말한다.
성장은 15m 정도로 높게 자란다. 내한성은 중간으로 적절한 햇빛과 수분을 요구한다.
겨울이나 꽃이 진 뒤 가지치기를 하며 직경 2cm가 넘어가는 가지는 자르지 않는다. 주로 죽어있는 나뭇가지를 정리하며 불가피하게 큰 나뭇가지를 자를 경우 상처도포제를 발라 부패를 막는다.
죽은 가지와 오래된 가지를 솎아내고 새로 나온 가지를 키운다. 갱신전정을 통해 수관 내 통풍이 원활하도록 해주고 골고루 햇빛을 받을 수 있도록 한다. 명심할 것은 벚나무는 상처가 아물지 않는다.
벚꽃축제가 끝난 뒤 6월~7월경 적절한 비료를 준다.
병해충 발생이 높은 수종으로 관리가 까다롭다. 특히 병해충으로 인해 가을 낙엽이 빨리 지면 다음 해에 신초 생산에 지장을 준다. 그러므로 정확한 진단을 통한 방제가 필수이다.
자료 출처
https://www.sisajournal.com/news/articleView.html?idxno=175930
https://www.japan.travel/ko/spot/526/