흙만 쌓여있던 플랜터 3개가 있었다. 봄이 오고 여름이 되자 바람을 타고 날아온 잡초 씨앗이 무성히 퍼졌다. 그래서 나는 이 플랜터를 보며 지인에게 이런 말을 했다.
“봐봐. 무작위 플랜터야. 잡초도 꽃 피면 예뻐 “
그 말이 무색하게 꽃은 금방 졌고 피폐해진 플랜터만 남았다. 바랭이, 씀바귀, 클로버, 괭이밥, 민들레 등 많은 잡초가 유입되었다.
멍하니 플랜터를 바라보다 문득 어느 생각이 들었다.
“이건 아니지.”
1) 잡초를 뿌리째 제거한다. 그렇게 쌘 친구들은 아니라 쉽게 제거할 수 있다.
2) 플랜터 토양 속에 무엇이 있을지 모른다. 굼벵이와 진딧물 같은 해충이 있다면 식재된 초화 뿌리를 갉아먹을 수 있으므로 입제로 된 약을 뿌려 흙을 섞어준다.
(실제로 뿌리를 제거한 잡초에서 굼벵이가 나왔다)
3) 흙이 모자랄 경우 주변에서 흙 구덩이를 파 채우거나 상토를 채운다.
4) 꽃시장에 찾아가 가을에 맞게 국화를 구매했다. 알록달록한 국화를 바라보면 마음이 편안해진다.
5) 국화 색상별로 조화롭게 식재한다.
6) 물을 흠뻑 주고 주변을 정리한다.
꽃을 심으면서도 향긋한 국화 향을 맡은 벌들이 다가와 춤을 췄다. 포근한 가을이 영원했으면.
추신.
물 주고 며칠 있으면 금방 활짝 꽃이 피어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