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느 코로나 콜센터 직원의 눈물
코로나는 누구의 책임인가요?
매일매일 울려대는 전화벨 소리가 아침 출근 인사를 대신했다. 오늘도 여전히 재택치료 전담팀 업무지원을 해야 한다. 아직 2주에서 1주만이 지났을 뿐이다.
본연의 업무는 미뤄진 채 2주를 이곳에서 전화기와 실랑이를 해야 한다는 현실을 아침마다 자각하고 마음을 다진다. 오늘도 무사히 지나 보자고, 잘 치러내자고.
60세 이상 확진자에게 지원되는 서비스를 안내해야 하는 것이 오늘의 지원업무로 주어졌다. 매일 조금씩 바뀌는 업무내용과 며칠에 한 번씩 변경되는 방역지침으로 혼선이 이만저만이 아니다.
3월 들어 벌써 몇 번이나 바뀌는 것인지 모르겠다. 확진자 동거인 PCR 검사 선택, 병원 종사자 격리일 3일, 신속항원 병원 양성 판정 확진, 학교 등교 가능, 일반병실 이용 가능 등. 오늘도 새로운 내용이 공지됐다. 새롭게 바뀌는 내용을 확인하고 기억하는 것조차 힘들지만 빠르게 외워야만 한다. 바로바로 전화로 안내를 해야 하기 때문이다.
아침부터 민원전화가 빗발쳤다. 밤새 전화를 했지만 받지 않아서 화가 났다는 것. 메시지 발송을 할 일이 있어서 콜센터 전화뿐만 아니라 공용 휴대전화를 콜 전화 발신용으로만 사용하고 있다. 그 휴대전화 번호로 밤새 불편했던 어르신이 전화를 했던 모양이다. 콜 센터 업무를 마감하고 퇴근 후에는 전화는 아무도 받지 않을 텐데 휴대전화 번호이니 받을 줄 알고 하신 것이다.
그것도 알겠는데 몸이 아픈데 병원이나 119 응급센터로 전화를 하지 않고 보건소로 전화를...
어제는 민원전화가 많이 왔다.
전화를 안 받는다.
통화를 할 수 없다.
연락이 안 된다.
키트를 왜 안 주나.
약을 줘야지 왜 안주나.
무조건 화부터 내고 폭언을 하고 필요한 욕구를 채워달라지만 이곳에서 해 줄 수 있는 거라고는 전달받은 지침뿐이다. 그것도 계속해서 바뀌고 바뀌어서 혼돈의 도가니다.
뒤쪽에서 30분이 넘게 수화기를 붙들고 같은 말을 반복해서 설명하고 또 설명하고를 하고 있다. 수화기 너머 대상은 귀가 잘 안 들리는지 상담 목소리가 높아 모두에게 들릴 정도다.
한참이 지나 전화를 끊은 담당자는 상담내용을 상급자에게 말하다가 울음을 터뜨렸다. 소리를 죽여가며 꾹꾹 눌러가며 참아내지만 흐르는 눈물을 멈추지는 못했다. 한참을 소리 죽여 어깨만 들썩거리고 쭈그려 앉아 있었다.
무슨 말을 해줄 수가 없다.
상대방은 당신 말만 하고는 폭언을 섞어가며 왜 안 해주냐고만 고집했다는 것. 지금 확진자 콜 업무는 인력이 부족해서 여기저기 지원 나와 있는 상황이고 확진자 수가 급증하니 물품은 또 왜 그렇게 빠르게 동이 나는지.
하루에 해결해야 할 일은 너무 많은데 사람은 부족하고 시간은 정해져 있으니 할 수 있는 만큼 할 수밖에 없는 게 현실인데.
모든 사람이 다 그렇지는 않았다.
저 멀리 고함쳐서라도 고맙다고 인사하는 사람
전화 줘서 고맙다고 거듭 인사하는 어르신
챙겨줘서 고맙다고 말해주는 사람
고생 많다고 오히려 격려해 주는 사람
난 괜찮으니 더 안 좋은 사람 챙기라며 타인을 걱정해주는 사람
힘들겠다며 전화로 위로해 주는 사람
이런 분들이 있어 또 힘을 얻는다.
어렵고 힘든 상황이지만 서로 존중하고 배려해주는 마음으로 고난과 역경을 슬기롭게 이겨낼 수 있으면 좋겠다.
현장은 정말 아수라장 난장판인데...
빨리 코로나가 종식되었으면, 그게 아니더라로 위드 코로나라도..
#코로나 #재택치료 #코로나 콜센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