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근했는데... 책상이 없다.

소유의 욕구

by 정아

출근해서 일을 하는데 책상이 없고 자리도 없다. 당연히 컴퓨터도 있을 수가 없는 상황에 놓여 있다. 하루 종일 이리저리 왔다 갔다 하다 보면 어느새 하루가 지나 있다.

사무용품이나 문구류 등의 개인 소장은 꿈도 꿀 수 없다.

둘 곳이 없으니 들고 다녀야 하는데 매일 출근하면서 필요한 물건을 들고 다니기에는 황당한 일이다.


사무실이 이전을 해야 자리가 생길 것 같다.

아직 기다려야 한다는데 불편한 점이 너무 많다.

기존의 직원들은 자신의 자리를 내어 주고 일을 하라고 한다. 아무것도 안 할 수는 없으니 그렇게라도 일을 해야만 하는 형태가 당분간 지속될 것이다. 온전히 내어주지는 않기에 이쪽저쪽으로 옮기기 바쁘다. 소지품을 둘 곳이 없어 차에 두고 필요할 때 가지러 가야 한다. 웃픈 현실이에서 일을 하고 있다.


서로의 이해와 협력이 절대적으로 필요하다. 너는 일하고 너는 일 안 하고, 나는 열심히 일하는데 너는 놀고 있는 것 같은 느낌 상의 불평등과 불공평함은 감정의 소모를 불러온다. 앞에서는 웃는 얼굴로 뒤에서는 독기 품는 감정으로 자라나는 독이 든 꽃이 필 수도 있다. 함께 한다는 마음으로 서로에게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곧 자리가 생길 거니까 조금만 참아내자. 그때는 내 몫을 해내야 하는 부담이 생길 것이다. 지금처럼 상황에 대한 핑계는 가당치 않다. 자리의 소중함, 일할 수 있는 작은 공간의 소중함을 다시 느끼는 요즘이다.


창밖으로 멀리 내다보이는 공원의 사람들은 여유롭게 보인다. 걷는 사람, 나무에 등을 부딪히는 사람, 농구를 하는 사람, 커피를 마시는 사람, 팔을 돌리는 기구를 이용하는 사람, 이야기를 나누는 사람들이 편안해 보인다. 아니 나 아닌 우리가 아닌 모든 사람이 편안하고 여유롭게 보인다. 지극히 주관적인 시선에서 나오는 느낌이다.


조금만 기다리고 있으면 된다며 서로를 위로해 준다. 동기들이 있으니 괜찮다고 해보자.


'내'것이 있을 수 없는, 단 한 개도 없는 그곳으로 내일도 간다.


시간이 약이다. 기다리면 될 것이다.







그런데...

언제까지?

빨리 좀 주세요.

일 좀 하게 해 주세요!

기다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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