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물 셋의 라라랜드
‘자소서 대신 프로젝트'란?
사람들은 말합니다.
'당신 같은 지원자들은 널렸는데 그걸 언제 다 일일이 확인하고 앉아 있어요?'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성과가 아닌 이야기는 모두 불필요한 비용으로 취급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나를 성장시키는 건 나의 '성과'가 아닌 나의 '경험'이더라고요. 구구절절 장황하지만 저를 세운 경험들, 자소서에는 적지 못 하더라도 sns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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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화 - 나는 어쩌다가 케이팝 작곡가가 되었을까? ①
(아래 글을 읽고 읽으시면 더 재밌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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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어떻게 케이팝 작곡가가 되었을까? ②
그렇게 나는 지역을 마포구, 강남구, 일산 세 군데를 중심으로 나눠 레슨 발 품을 팔기로 했다. 내가 이렇게 지역을 나눈 이유는 각 지역마다 음악색이 다르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마포구의 경우, 홍대·망원의 인디씬과 근처에 YG 신사옥이 있어 YG쪽 커넥션이 많을 것이라 생각했고, 강남구의 경우 청담동 같은 굵직굵직한 스튜디오와 기획사가 많은 동네여서 그랬다. (일산은 집이 가까워서 ㅎㅎ;;)
그리고 교통비를 아끼기 위해 미리 동선을 짜고 선생님들과 레슨 시간대를 조율했다. 또 왠지 그냥 상담에 가면 들인 품에 비해 얻는게 많이 없을 것 같 아 usb에 그간 만들었던 노래들과 자잘자잘한 활동들을 모아 이력서처럼 정리해갔다. 그리고 한 손엔 가서 원만한 대화를 위해 데일리 카네기의 ‘인간관계론’을 들고 무더운 8월 폭염 찜통 더위 속에서 레슨 발품을 시작했다.
첫 번째 상담은 학동사거리에서 시작됐다. 나는 하필 그날 학동사거리에 처음 가봤는데, 핸드폰의 gps가 먹통이 나 이미 2~30분을 헤매 상담 시작도 전에 땀을 너무 흘려 진을 다 뺐다. 그렇게 기진맥진해서 레슨 상담을 받기로 한 작업실까지 겨우 가니 턱수염이 더부룩하게 나있고 벙거지 모자를 쓴 사람이 언더아머 슬리퍼를 질질 끈채로 누가봐도 ‘저 음악하는 사람이에요.’ 포스를 풍긴 채로 날 작업실로 이끌었다.
그렇게 첫 번째 상담을 받기 시작하자 내 노래는 아주 신랄하고 처참하게 난도질이 되었다. ‘여기서 이런 이펙트를 쓰는 건 잘못 되셨구요, 이거는 음악을 전혀 모르시고 만든 것 같아요.’ 나는 이런 칼같은 말이 튀어나올 때마다 내가 낳은 자식들이 상처를 입는 것처럼 가슴이 쓰라리고 화상이 입는 느낌 이었다. 그래서 ‘그럼 전혀 가능성이 없는 거네요?’라고 물어봤더니 ‘ㅇ..아, 아니에요. 레슨 받으시면 나아지실 거에요.’라고 얼버무리는 대답이 왔다.
나는 상담을 받고 나와 그 분은 리스트에서 지워버렸다. 그리고 바로 다음 상담을 받기 위해 학동에서 대치동으로 향했다. 그 곳에서 만난 두번째 선생님은 앞선 사람과 사뭇 다르게 나처럼 굉장히 앳되보이고 풋풋해 보이는 인상을 가지신 분이었다.
그 사람은 예상대로 나와 나이 차이가 2살 밖에 나지 않는 사람이었다. 그리 고 레슨상담은 전에 있던 상담과 사뭇 다르게 흘러갔다. 그 분은 나보다 긴장한 목소리로 ‘와, 정말 학교 다니면서 음악을 하신다고요? 저보다 더 재능이 많으실 것 같은데요?’, 그리고 내 노래를 듣더니 ‘아니 독학으로 이 정도면 바로 데뷔하셔도 될 것 같은데요? 완전 타고나신 것 같아요’라고 계속 재능과 타고남에 대해 이야기하는 것이었다.
나한테는 무척 듣기 좋은 말들이었지만 이렇게 재능만을 논하는 사람이면 왠지 자신의 실력에 컴플렉스를 가지고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이 강하게 왔다. 그래서 그 사람은 인간적으로는 굉장히 호감이 갔지만, 아쉽게 발품 리스트 에서 지워버렸다. 그렇게 강남에서 몇몇 군데의 레슨을 더 돌고 다음날 마포구 쪽으로 발품을 돌기 시작했다.
그리고 마포구에서 상담을 여러 차례 받다가 드디어 내가 딱 원하는 느낌의 선생님을 만났다. 그 분은 군더더기 없는 설명과 단점 지적 후에 어떻게 보완 하면 좋을지 솔루션까지 딱 정확한 선을 지키며 상담을 해주셨다. 그리고 본인이 속한 작곡 크루가 활동을 시작한 지 얼마 안 됐는데, 레슨을 받으면서 완성한 곡을 데모로 기획사로 보낼 수 있다며 내 입장에선 더할 나위 없이 좋은 조건도 제시해 주셨다.
그렇게 나는 그 분을 나의 첫 작곡 선생님으로 결정했다. 그리고 그 레슨을 기점으로 내 인생이 서서히 변화하기 시작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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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 나는 누구인가요?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생활 동안 취미로 작곡을 시작하였고, k-pop 작곡가로 데뷔, 총 5곡의 k-pop과 4곡의 자작곡을 발매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꾸준히 인디펜던트(independent)로서 음악활동, 영상, 디자인, 글쓰기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학업과 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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