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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청년백수 김파보 Nov 28. 2023

13화. 내가 취업상담을 받으면서 들었던 말들 ①

왜 꼭 그렇게 상처를 주셨어야만 했나요?

‘자소서 대신 프로젝트'란?



사람들은 말합니다.


'당신 같은 지원자들은 널렸는데 그걸 언제 다 일일이 확인하고 앉아 있어요?'



우리는 채용 과정에서 성과가 아닌 이야기는 모두 불필요한 비용으로 취급받는 시대를 살고 있습니다.


그런데 사실 나를 성장시키는 건 나의 '성과'가 아닌 나의 '경험'이더라고요. 구구절절 장황하지만 저를 세운 경험들, 자소서에는 적지 못 하더라도 sns에서는 하고 싶은 말들을 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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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래 글을 읽고 읽으시면 더 재밌어요!)


12화. 내가 T에서 F로 바뀔 수 있었던 이유

https://brunch.co.kr/@kimkb0705/7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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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3화.

내가 취업상담을 받으면서 들었던 말들 ①

(부제: 왜 꼭 그렇게 상처를 주셨어야만 했나요?)






저도 저에 대해 잘 모르겠어요...



는 생각에 빠져 있다 정신을 차려보니 나는 딱딱하고 어색한 상담실 안에 앉아 있었고, 눈앞의 선생님은 내게 말씀하셨다. 선생님은 대충 서류를 뒤적이며 볼만 한 건 다 봤다는 식으로 ‘음, 그래요. OO씨는 되게 다양한 활동들을 많이 해오셨 는데, 그런데 솔직히 뭘 하고 싶으신 건지 잘 모르겠어요. 전공이랑 다른 직무로 가고 싶으시다고요?’라며 분석적이고 사무적인 말투로 내게 말씀하셨다.




전 음악이 전공이 아닌데도 팔았는데요.. 근데 어짜피 이런 얘기는 해봤자겠죠..




‘굳이 꼭 그 직무가 아니어도 상관없어요.’라고 대답했다. 솔직히 하고 싶은게 없었다. 그냥 여태껏 경험이 트렌드에 맞춰 음악을 만들고, 글을 쓰는 일이 대부 분이었으니 그나마 ‘마케터’를 잘 하겠다 싶어서 그냥 희망진로로 적어냈다. 그냥 그뿐이었다. 그러자 선생님은 그 직무는 전공이랑 다르고 전공생들에게도 인 기가 많아 경쟁률이 높으니 아마 안 될거라 얘기하셨다. 그러면서 데이터 상 내가 갈 수 있는 곳은 어디라며 빼곡한 숫자가 적힌 액셀을 보여주셨다.




제가 너무 무지한 걸까요? 아니면 단순하게 살고 싶은게 잘못일까요?




그러면서 화학과 학사 졸업생이 가장 많이 간 곳은 어디고, 합격률이 가장 좋았던 직무는 무엇이었으며, 기업은 어디가 무슨 스펙을 보고, ncs는 어쩌고, 인하우스 취업은 저쩌고 각종 어려운 취업용어를 말씀하시는 것이었다. 듣던 나는 답답해져서 ‘죄송한데, 저 솔직히 선생님이 하시는 말씀을 잘 못 알아듣겠어요. 그냥 제 경험에 비추어서 말씀을 해주시면 안 될까요?’라고 얘기했다.




네.. 그런데 그 말이 가장 상처가 되네요;;




그러자 선생님은 ‘음, 솔직히 말씀드리면 OO씨는 취업시장에서 전혀 원하는 사람이 아니에요. 해오시던 일이 성격도 너무 다르고, 일관성이나 전문성도 없 어 보여요. OO씨는 정말 멋있는 삶을 살아오신 건 맞는데요, 그런데 회사는 별로 멋있는 사람은 필요없어요. 그러니까 저는 상처 덜 받으시라고 현실적인 얘기를 해드리는 거에요’라고 말씀하셨다.




네 근데 1년만에 사람이 나가는 조직은 아무 문제가 없나요? (근데 어짜피 이런 얘기는 해봤자겠죠..)




덧붙여 나에게 선생님은 ‘회사에서 가장 싫어하는 신입이 어떤 신입인지 아세요?’라고 물어보셨다. 그래서 나는 그냥 대충 생각나는 대로 ‘실속없고 아는체 하는 사람인가요?’라고 답변했더니, 선생님이 깔깔 웃으시면서 ‘아뇨, 그게 아니죠. 회사는 기껏 키워놨더니 1년만에 나가는 신입을 제일 싫어하죠.’라고 대답하셨다. 그렇게 첫번째 상담이 끝나고 두번째 상담에서도 내 기분은 나아지지 않았다.




뭔갈 이룬 사람이 취업은 대체 왜 하나요..?




두번째 상담은 이러했다. ‘그렇게 많은 경험을 하셨으면 뭐라도 하나 이루셨어야 하는데, 그런게 없네요?’, ‘솔직히 OO씨 자소서는 너무 보기가 불편하네요. 이야기가 너무 잡다해요.’라며 내 앞의 젊은 선생님은 묘하게 날이 선 말투로 내게 면박을 줬다. 화가 나는 마음을 억누르고 나는 ‘그럼 제가 한 경험은 쓸모가 없나요?’라고 물어보았다. 그러자 ‘쓸모는 있겠죠. 근데 찾아봐야죠. 그런데를’ 이라고 굉장히 냉소적이게 답변하셨다.




그런데 그 말을 하기 위해서 꼭 상처를 주셔야만 하나요?




그러면서 나보고 ‘OO씨가 다시 돌아간다면 그렇게 행동 안하실 것 같으세요? 그렇지 않아요. 저라고 이것저것 안 해봤겠어요? 저도 스타벅스에서 알바도 하 고, 교육도 받고, 해외도 가보고 엄청 열심히 살았어요. 그러니까 이 자리에 와 있는거죠.’라고 하시는 거였다. 나는 그 말을 듣고는 그 자리가 어떤 자리라는 건지 별로 수긍을 하진 못했지만, 그냥 ‘그렇겠네요.’라고 일축했다.




??: 누가 욕심 가지라고 칼들고 협박함? 그니까 사람은 자기 분수에 맞게 살 줄 알아야지 ㅉㅉ




나는 상담을 받고 나서 남아있던 일말의 의욕마저 완전히 잃어버렸다. 그건 이전에 겪었던 번아웃과는 다른 형태의 우울감이었다. 그건 마치 내 안의 존재가 치가 아예 사라진 것만 같았다. 선생님들의 말을 들으니 마치 사람은 항상 정해 진 순리대로 사는게 올바른 것이며, 다른 사람들은 자신의 욕심을 꺾고 살아가 는데, 나는 혼자 멍청하게 헛된 뜬구름을 쫓았으니 업보를 치뤄야만 한다는 무 언의 압박을 받는 듯한 느낌이었다.







사실 나를 더 힘들게 만든 건 이런 불편한 감정이 다른 사람들에게는 ‘니가 취업 을 못 했으니까 예민하게 반응하는거지. 그냥 참고 달게 받아.’라는 한낱 가벼운 감정으로 치부될 게 불보듯 뻔해 보인다는 생각이었다. 그러니 나는 또다시 혼자서 외롭게 이 상황을 극복해 나가야 한다는 사실이 너무나도 버겁게 느껴졌 다. 그런 내가 다시 무언가를 해보고 싶다는 의지를 갖게 된 것은 정말 단 한 순간의 일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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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o Be Continued



❓ 나는 누구인가요?


저는 서강대학교에서 화학을 전공하면서 대학생활 동안 취미로 작곡을 시작하였고, k-pop 작곡가로 데뷔, 총 5곡의 k-pop과 4곡의 자작곡을 발매하였습니다. 그리고 현재는 꾸준히 인디펜던트(independent)로서 음악활동, 영상, 디자인, 글쓰기 등 다양한 창작활동을 학업과 병행해 나가고 있습니다.





이런 분들에게 추천드립니다!

- 같은 취준생, 사회초년생으로서 '쿼터 라이프 위기(Quarter Life Crisis)'를 겪고 계신 분들


- 진짜 나를 성장시키는 경험이 무엇인지 발견하고 싶으신 분들


- 항상 행동하기 전에 고민만 많이 생겨 주저하게 되고 답답한 마음이 들 때 공감과 위로가 필요하신 분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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