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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취남 식사일기

싱거운 토마토 스파게티 이야기

by 글쓰는 김씨

저는 면요리를 이용해서 끼니를 해결하는 것을 좋아합니다. 솔직히 말해서 자취하면서 매 끼니 차려먹기 힘들다 보니 면요리나 밀가루 요리 한 그릇으로 해결할 때가 많습니다. 그래서 이번에는 '싱거운 토마토 스파게티'이야기를 해볼까 합니다. 레스토랑에 가서 사 먹기에는 부담이 있는 생활을 하면서 오히려 나의 입맛에 맞춰서 만들어 먹는 습관이 생겼습니다. 물론, 가게에서 먹는 근사함은 없지만 적어도 싱싱한 제철 토마토를 이용해서 심심한 스파게티를 만들어 먹으며 마음만큼은 근사했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 기억 속 소소한 행복함을 그리며 지금부터 시작해 보겠습니다.


<재료>

스파게티면 1인분

완숙토마토 2~3개

다진 고기 150g (돼지고기, 소고기, 닭고기 등 무관)


<양념>

케첩 4T

치즈 1~2장

소금 약간

후추 약간


*치즈의 경우 없어도 무관합니다.


완숙토마토를 준비합니다. 먼저 머리 쪽 꼭지를 잘 떼어내 주고, 껍질을 쉽게 벗기기 위해 엉덩이에 십자 모양의 칼집을 내어줍니다. 끓는 물에 토마토를 넣고 껍질이 자리에서 벌떡 일어날 때 건져서 껍질을 벗겨 준비해 줍니다.


이제 면을 삶아 준비해 줄 텐데요, 올리브 오일과 소금을 면 삶는 물에 넣어주면 스파게티 면에 간을 해주면서 면이 달라붙는 걸 막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물론 올리브오일을 넣어도 되고 넣지 않아도 됩니다. 제가 느끼기에는 올리브오일이 유무에 대한 차이를 전혀 느끼지 못했으니까요. 그리고 면은 8분간 삶아서 준비해주려고 합니다. 저는 면에 식감이 있는 편을 좋아해서 8분을 삶아주지만 필요에 따라 시간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면을 준비하는 동안 우리는 간고기를 볶아주기 시작합니다. 저는 돼지고기가 남은 게 있어서 사용했고 보통 소고기를 많이 이용합니다. 저는 소고기, 돼지고기, 닭고기, 오리고기를 이용해 본 적이 있는데 다들 매력이 있어서 어느 것을 사용해도 되지만 개인적으로 돼지고기나 기름기 없는 닭고기를 사용하는 편을 추천합니다. 기름이 많거나 고기에 풍미가 많이 있다면 오히려 토마토 맛이 죽어버리는 느낌이 들어서 되도록이면 담백한 고기를 추천합니다. 고기를 볶을 때는 소금, 후추 간을 해줍니다.



고기가 적당하게 익게 되면 아까 준비해 둔 삶은 토마토를 같이 넣고 끓여주는데 저는 토마토의 씹는 맛이 좋아서 덩어리를 남겨두는 편이지만, 선택에 따라 주걱으로 으깨는 정도를 조절해 주시면 됩니다. 토마토를 넣고 이어서 바로 케첩을 넣어줍니다. 케첩을 이용하게 되면 추가적으로 설탕이나 다른 재료를 넣을 필요 없을뿐더러 토마토소스의 풍미가 흠칫 많이 올라감을 느끼실 수 있습니다. 케첩까지 넣고 끓인 소스에 대해서 맛을 보고 입맛에 맞춰 소금, 후추 간을 해주시면 됩니다.

소스가 준비가 마무리될 때면 면도 준비가 되었을 텐데 불을 끄고 소스 위로 면을 넣어서 잘 비벼주시면 됩니다. 소스에 물기가 너무 많다면 약불로 조금 졸여주셔도 되고 이대로 마무리해도 충분히 괜찮을 것 같습니다.



여기서 치즈를 넣으셔도 되고 아니면 그냥 이대로 마무리하셔도 됩니다. 저는 먹다 남은 치즈가 있어서 한 장 넣어주었습니다(치즈를 넣으면 소스가 엄~~ 청 고소해집니다). 이제 그릇에 담고 먹을 준비를 하시면 됩니다.



'싱거운 토마토 스파게티'가 완성되었습니다. 직접 만들어먹기 시작한 후로는 밖에서 음식을 사 먹는 경우가 거의 없었는데 가끔 녹진한 토마토 스파게티가 먹고 싶었던 시기가 있었습니다. 여유가 없던 시절이라 레스토랑이나 가게에 가서 한 그릇을 먹기에 지출할 수 없었기에 집에 남은 재료나 아침대용으로 먹던 토마토를 이용해서 만들어 먹었던 음식입니다. 가끔 우리가 먹고 싶은 음식이 생기곤 하는데 그것을 손쉽게 먹을 수 있다면 그 음식에 대한 이야기가 그다지 없을지도 모릅니다. 하지만 그 음식을 생각하며 기대하고 기다리는 시간이 있다면 그 음식이 가진 속내가 더 깊어지지 않을까 생각합니다. 결국 우리가 살아가는 것도 같지 않을까 합니다. 내가 꼭 하고 싶은 일이나 원하는 어떤 것에 대해서도 손쉽게 이뤄질 수 있다면 그것에 대한 갈망이 크지 않을지도 모른다고 생각합니다. 단순하지만 요리 하나를 먹기 위해 기대했던 시간이 있었던 것만큼 그 맛도 의미도 강렬히 남아있을 수 있습니다. 매일이 특별할 수는 없지만 누구에게나 인상 깊은 하루가 있을 텐데 그 하루를 완벽하게 해 줄 완벽한 한 끼를 해보는 건 어떨까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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