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
/생후90일/
시간 참 빠르다.
희온이가 태어난 지 90일. 어느새 3개월이 지났다.
벚꽃이 만개했던 봄에 태어난 희온이에게 첫여름이 다가오고 있다.
지난 사진들을 보니 우리 딸 참 많이도 컸다.
병원에 있을 때는 유리벽 너머로 보이는 희온이가 너무 작아서 만지면 부서질 것만 같았다.
아직 누구를 닮았는지도 모르겠었고, 신생아실의 여러 아이들 속에서 한 번에 희온이를 찾지도 못했다.
그저 팻말에 적힌 이름에 내 이름과 아내의 이름이 적혀있어서 내 딸인가 보다 했다.
우리가 갔던 조리원에서는 엄마만 아기를 만져볼 수 있었고, 엄마도 수유하는 시간에만 가능했다. 2주간 안전하게 돌보기 위해서라고 하던데 그게 당연하다는 생각도 들었고 내심 아쉽기도 했다. 아빠나 다른 가족들은 엄마가 찍어온 사진으로만 보거나 핸드폰 앱으로 아기의 모습을 확인할 수 있었다. 아기를 가까이서 볼 수 없으니 답답하기도 했지만 아기의 안전을 위해서라면 어쩔 수 없었다.
조리원에 있을 때는 답답하기도 하고 빨리 집에 가고 싶었는데, 집에 간 첫날밤 다시 조리원으로 들어갈 수 있는 방법은 없는지 찾아봤다.(장난반 진담반) 속으로는 조리원에서 돌까지 키워줬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조리원 퇴소하는 날,
포대기에 아기를 싸서 집으로 데려왔다. 이때부터 진정한 육아가 시작됐다.
모든게 처음이라서 실수도 많았고, 걱정도 많았다. 그럼에도 희온이가 씩씩하게 잘 견뎌주었기에 엄마와 아빠는 지금까지 잘 이겨낼 수 있었다. 돌아보니 우리가 너를 캐어하는 만큼 너도 우리를 많이 성장시켜주었다.
지금은 서로가 서로에게 필요한 존재가 되었다.
너의 작은 손짓에 웃고,
너의 알 수 없는 옹알이에 행복해진다.
앞으로도 많은 일들이 남아있겠지만
우리 함께 잘 이겨내 보자.
사랑해. 우리 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