brunch

You can make anything
by writing

C.S.Lewis

by 감성호랑이 Jun 26. 2019

[생후86일]욕조만큼 커진 너

신기하기도 하고, 묘한 기분

/생후86일/

조리원에서 집에 온 이후로 줄곧 사용해왔던 아기욕조가 작아졌다. 다르게 말하면 희온이가 욕조만큼 커진 것이다. 얼마 전까지만 해도 욕조에 푹 잠길 정도였는데, 지금은 욕조가 작아서 다리를 뻗지 못한다. 간혹 욕조 밖으로 다리가 탈출하는 일들도 벌어진다. 영원히 아기일 것만 같았던 희온이가 성장하는 모습을 보니 신기하기도 하고 묘한 기분이 든다. 이렇게 계속 크다 보면 언젠가 어린이가 되고, 어른이 되겠지. 먼 미래라고 느껴졌던 시간이 갑자기 금방 다가올 것만 같아 무서워진다. 

(요즘 습관처럼 빨리 크라고 이야기했는데.. 취소해야겠다.) 













불과 얼마 전 목욕은 전쟁과도 같다고 말했지만 지금은 아내와 나 둘 다 꽤 능숙해졌다. 서로 말하지 않아도 알아서 척척 맡은 일을 잘 해내고 있다. 희온이가 성장한 만큼 엄마 아빠도 조금씩 성장하는 것 같다.





















희온이는 물을 꽤 좋아하는 편인 것 같다. 물속에 들어가면 기분이 좋은지 옹알이도 늘고, 표정도 밝아진다. 아빠인 나는 사실 물 공포증이 있어서 수영도 못하고 물놀이를 좋아하지 않는데 희온이는 이런 아빠를 닮지 않아서 정말 다행이다. 나중에 희온이가 조금 더 크면 같이 수영을 배우러 다녀야겠다. 나보다 실력이 금방 늘 것 같은 딸이 벌써부터 대견하다. 딸가진 아빠는 모두 바보라던데, 정말인가보다.





































목욕을 마친 후 몸을 닦는 중에도 팔과 다리를 연신 움직여댄다. (아직 물속에 더 있고 싶은 걸까?)

움직이는 동작이 꽤 커졌다. 희온이의 팔다리가 길어졌나보다. 매일보는대도 눈 깜짝할 사이에 조금씩 성장하나보다. 눈 깜짝할 사이에 어른이 되버릴까봐 겁이 나다가도, 하얀색 천으로 감싸진 너를 보니 미소가 절로 난다. 천사가 따로 없다.






이전 20화 [생후81일] 한손에서 양손으로
brunch book
$magazine.title

현재 글은 이 브런치북에
소속되어 있습니다.

작품 선택

키워드 선택 0 / 3 0

댓글여부

afliean
브런치는 최신 브라우저에 최적화 되어있습니다. IE chrome safar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