괄약근이 약해졌다
단풍이 들기 시작하고 지는 기간은 순식간이다.
나이가 나이테처럼 늘어나는 것도 마찬가지다.
놓아주기 싫은 절정기는 금세 지나가는 법이다.
힘 있고 아름다웠던 근육이
슬그머니 몸의 이곳저곳에서 빠져나간다.
허벅지 근육이 먼저 두께가 얇아진다.
팔과 허리에 힘이 빠진다.
그중에서도 엉덩이 근육이 제일 문제다.
하루에 한 번이면 족하던 대변보기 횟수가 늘어간다.
괄약근이 약해졌다.
초겨울 매서운 바람에 흩어지고 있는 나뭇잎처럼
힘이 줄어든 근육의 질이 맥 빠진 것이다.
삶이 단풍 지듯 맥없어지는 비애를
몇 번을 들락이는 화장실에 앉아서 체감을 한다.
항문에 위태롭게 지기 시작한 단풍이 들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