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혼을 약속하다

새글 김경진 연애기

by 새글

결혼을 약속하다


남들은 고개를 갸웃거릴 것이다. 이상한 눈으로 쳐다볼 것이다. 너무 빠른 거 아니냐고 대뜸 물어오거나 믿을 수 없다고 할 것이다. 하지만 우리에겐 빠르지도 성급하지도 않다. 첫눈에 그녀에게 빠져든 이후 내가 할 수 있는 모든 속력을 냈다. 전력질주. 내가 가진 유일한 무기였다. 그녀가 내 삶의 마지막 정착 지대였기 때문에 뒤를 돌아볼 틈이 없었다. 그녀도 나의 속도에 편승을 했다. 놀랍게 빠른 사랑에 적응을 완료했다. 결혼을 약속받았다. 내 생을 가장 값지게 재탄생시킨 날이다. 광주에 미리 봐 둔 집에 연락해 다음날 오전 가계약을 했다. 살고 있는 집을 부동산에 세를 놓았다. 그녀와 하루라도 빨리 같은 공간에 있을 수 있도록 다시 속도전에 돌입했다. 며칠 보지 못했는데 다시 못 볼 것처럼 간절히 보고 싶다. 그리움의 갈증이 난다. 아무리 보고 있어도 보고 싶음의 갈증은 해소되지 않을지도 모르겠다. 내 눈이 볼 수 있는 범위에 항상 그녀를 두고 싶다. 일주일 만에 전세 계약이 이뤄어지고 이사 날짜를 잡고 인테리어 스케줄을 예약했다. 이삿짐센터를 섭외하고 이사 체크리스트를 틈틈이 기록한다. 그녀를 향해 가는 일이 일사천리다. 즐거운 웃음이 난다. 가만히 있어도 입꼬리가 올라간다. 단언컨대 살면서 이토록 즐거운 적이 없었다. 그녀가 내 생활 속으로 들어온 이후 얼굴 표정도 감정의 리듬도 완전히 달라졌다. 모든 일상이 긍정이다. 이제 함께라는 말이 절실히 실감이 난다. 유쾌한 신혼을 준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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