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그늘

김재진

by 새글

꽃그늘

김재진



꽃 진다.
우주 전체가 지고 있다.
입 속의 차 향기에
차 나무 한 그루 숨어 있듯
한 조각 소금이
바다 전체를 품어 안듯
내 안의 허공 위로
가랑잎 하나 내려앉듯
꽃 진다.
멀리 있던 사람들이
송두리째 물든다.



날시예감

생명이란 것에는 우주 전체가 담겨있을 것이다.

하나의 소우주 자체가 생명이듯 꽃도 생명이다.

모태에서 비롯된 것이 온전히 모태를 품고 있는 것처럼

차도, 소금도 나무와 바다를 품고 있다.

시인은 작은 것에서 큰 것을 본다.

익숙한 것에서 더 익숙한 것을 본다.

<사물을 낯설게 만들기> 시의 기본 작법이 빛난다.

익숙한 것에서 더 익숙한 것이 낯선 것이라 해석해 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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