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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n 29. 2021

첫눈

육근상

첫눈

육근상

아이들 내복 하나씩 더 있어야겠어

연탄도 백 장 들여야 하고

쌀통 바닥 보이던데

시골에 가봐야 되잖아

다음 주 아버님 생신이던데

가진 것 얼마나 있어

수도세 전기세 내일까지 못 내면 끊어버린대

생강 까며 다그친다

동치미 담그며 몰아붙인다

첫눈 내리는데

날시예감

참 고달픈 인생을 산다. 시인 스스로가 늘 존경하는 아내가 매번 이렇지는 않을진대,

혼자 고달프게 사는 것을 자초한 것은 아닐랑게 몰라.

여직 그 삼겹살집 당골로 있당게라 성님.

근상형의 첫 시집 <절창>에 수록된 시다.

잘난 얼굴 보다가 내 얼굴 보며 맥 빠졌던 대전에서의 그 시절,

형은 거기 그대로 있는 거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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