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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l 01. 2021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정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이정하 



길을 가다 우연히 마주치고 싶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잎보다 먼저 꽃이 만발하는 목련처럼
사랑보다 먼저 아픔을 알게 했던
현실이 갈라놓은 선 이쪽저쪽에서
들킬세라 서둘러 자리를 비켜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가까이서 보고 싶었고
가까이서 느끼고 싶었지만
애당초 가까이 가지도 못했기에 잡을 수도 없었던
외려 한 걸음 더 떨어져서 지켜보아야 했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음악을 듣거나 커피를 마시거나
무슨 일을 하던 간에  맨 먼저 생각나는 사람
눈을 감을수록 더욱 선명한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사랑한다는 말은 기어이 접어두고
가슴 저리게 환희 웃던.

잊을 게요
말은 그렇게 했지만 눈빛은 그게 아니었던
너무도 긴 그림자에 쓸쓸히 무너지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살아가면서 덮어두고 지워야 할 일이 많지만
내가 지칠 때까지 끊임없이 추억하다
숨을 거두기 전 까지는 마지막이란 말을
절대로 입에 담고 싶지 않았던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부르다, 부르다 끝내 눈물을 떨구고야 말 
그런 사람이 있었습니다. 



날시예감

우리에겐 그런 사람이 있었다.

그리고 지금도 곁에 있을 것이다.

살아가는 동안 그런 사람 하나 없다면 얼마나 불만이 많은 생일 것이냐.

웃고 싶을 땐 웃음보다 먼저 미소가 번지고

울고 싶을 땐 눈물보다 먼저 얼굴이 일그러지지만

그런 사람이 있어 삶이 삶 같지 않더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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