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팔꽃

정호승

by 새글

나팔꽃

정호승


한쪽 시력 잃은 아버지

내가 무심코 식탁 위에 놓아둔

까만 나팔꽃 씨를

환약인 줄 알고 드셨다

아침마다 창가에

나팔꽃으로 피어나

자꾸 웃으시는 아버지


날시예감

시인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이게 된다.

사랑하는 대상은 시인의 마음에 무엇으로든 흔적으로 남는다.

나팔꽃은 아버지다.

그리운 아버지는 아침마다 활짝 꽃잎을 열고 시인에게로 오는 것이다.

가버렸거나 가고 있거나 옆에 있거나 멀리 있거나

사랑이 변하겠는가, 그리움이 줄어들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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