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거진 날마다 시

가을 엽서

안도현

by 새글

가을 엽서

안도현



한 잎 두 잎 나뭇잎이

낮은 곳으로

자꾸 내려앉습니다

세상에 나누어줄 것이 많다는 듯이


나도 그대에게 좀 나눠주고 싶습니다


내가 가진 게 너무 없다 할지라도

그대여

가을 저녁 한때

낙엽이 지거든 물어보십시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는지를


날시예감

가을 저녁 낙엽이 지는 것은 사랑을 나누기 위해서입니다.

나뭇잎은 가을엽서입니다.

사랑은 왜 낮은 곳에 있기를 좋아할까요.

사랑은 결코 보여주기 위한 것이 아닙니다.

품고 품어 고이 간직해야 하는 것이므로 낮은 곳을 좋아합니다.

내가 품은 사랑을 나뭇잎에 적어서 그대에게 보내고 싶습니다.

가을에는 모두 그러고 싶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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