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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새글 Jul 06. 2021

구절초꽃

김용택

구절초꽃 

김용택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로

산그늘을 따라서 걷다 보면은

해 저무는 물가에는 바람이 일고

물결들이 밀려오는 강기슭에는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이

물결보다 잔잔하게 피었습니다.

구절초꽃 피면은 가을 오고요

구절초꽃 지면은 가을 가는데

하루해가 다 저문 저녁 강가에

산 너머 그 너머 검은 산 너머

서늘한 저녁달만 떠오릅니다.

구절초꽃 새하얀 구절초꽃에

달빛만 하얗게 모여듭니다.

소쩍새만 서럽게 울어댑니다.



날시예감

김용택의 구절초꽃은 외롭다.

하루해 다 저문 강가에 하얗게 피어 달빛만이 구절초를 보고 있다.

섬진강 어디 강둑을 걷다가 강가에 피어 있는 구절초에 눈을 주다

시인은 외로웠나 보다.

화사한 야생국화를 보고 외로움을 느끼다니 참, 처량맞은 심사다.

가을이 오고 가는 것이 어디 구절초가 기인한 것이겠는가만은

시인은 이 외로운 가을 풍경 속에서 구절초에게 마음을 이완시켜버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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