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함께 있을수록 더 많이 좋아!"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함께 있을수록 더 많이 좋아!"


"여봉~~~ 나는 함께 있을수록 더 많이 좋은데,

여보는 어때."

콧소리가 황홀하게 묻어나는 아내의 말을 듣자마자

맹렬하게 머리가 돌기 시작한다.


머뭇거리면 안 된다.

의도를 정확히 파악하고 적확한 답을 내놓아야 한다.

과장이 적절해야 한다.

지나쳐도 안 되고 모자라면 더 죽음이다.


"어, 엇! 누구 맘대로 이렇게 이쁜 소리만 하는 거야.

미리 내 허락을 받고 해야지."

일단 말머리를 돌려 한숨 쉬어도 의심이 없도록 한다.

"울 여보는 봐도 봐도 이뻐.

옆에만 있어도 나는 마구 행복해져."

닭살 돋는 말을 잘해야 이쁨을 받는다는 걸

이미 알고도 남는 나다.


주말 저녁이 되어서야 만나는 우리에게

함께 있는 시간이 아깝고 아깝다.

집에 도착하자마자 열렬히 뽀뽀를 해야

떨어져 있던 시간이 합쳐진다.

팔에 힘을 양껏 주고 사지를 밀착해 안아야

떨어져 있던 공간이 하나가 된다.


샤워를 하고 나오면 수건을 들고 있다

알몸의 물기를 구석구석 닦아주고

드라이기로 머리를 말려준다.

스킨과 로션을 얼굴에 발라주고

바디크림을 팔다리에 둘러준다.

귀지를 청소해 주고 삐져나온 코털을 깎아준다.

눈썹 칼로 눈썹을 정리해주고

밥까지 저작운동을 대신해 삼켜줄 기세다.


부끄럽다고 하지 말라고 하면 눈흘김이 무섭다.

"내껏 내 맘대로 할 테니 상관 말아."

야시시하게 뜬 눈을 코 앞에 들이민다.

어찌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는가.

복덩이가 집안을 이리저리 빈틈없이 구르고 있는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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