딴짓의 의미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딴짓의 의미


삶과 죽음의 경계를 바라보다 다시 정신을 차린 이후 사는 일이 전부 딴짓이 되었다. 옳다고 믿었던 과정과 살아왔던 점착지들이 사실은 믿고 싶었던 편견일 거라는 생각이 깊어졌다. 배운 대로, 보이는 대로 사는 것이 맞는 것이 아니게 되었다. 다르게 생각을 해도 보고 삐딱하게 쳐다도 보고. 사는 것에 옳고 그른 방법은 정해진 것이 아님을 알아가게 되었다. 좋을 대로 하고 싫으면 굳이 안 하고 살고 싶어 졌다. 마음이 편한 것이 제일 즐거운 삶이 되었다. 나에게 일상의 모든 일이 딴짓이 된 것이다. 새로 시작할 사랑도 딴짓이다. 맺어진 관계를 정리하는 것도, 맺어야할 새로운 관계도 딴짓이다. 경쟁과 배신이 뒤섞였던 직장생활에서도 상승을 포기하고 상생을 택하면서 방관의 딴짓이 즐거워졌다. 가족에 대한 집착도 옅여지고 사람과의 호응을 이어가는 선택도 가벼워졌다. 심지어 나에게도 나는 딴짓을 한다. 보이는 대로 보지 않기로 한다. 내가 믿었던 신념도 달라졌다는 것을 수긍한다. 흔들리지 않아야 절대의 사랑이라 인정했던 사랑의 정의마저 딴짓이 되었는데 다른 일상의 순간들이 따라 엉뚱해지는 것은 당연하지 않겠는가. 딴짓은 새로운 삶의 시작이며 다른 세계로 나를 밀고 가는 의지다. 삶의 시간에 애써 정당성을 부여하기 위한 누군가를 위하여란 핑계는 더 이상 필요 없다. 누군가를 이해하기 위한 애씀도 역시 불편함이다. 생의 반나절을 그렇게 살아왔다. 이제 저물어갈 반나절을 변함없이 그렇게 살 수는 없다. 좋은 사람이란 평가를 지키며 살려고 나를 불편하게 방치하지 않겠다. 웃기지 않는 데도 웃어야 할 눈치도 필요 없다. 보기 싫은데도 보아줘야 하는 사람은 곁에서 떼어놓을 것이다. 억제해놨던 나를 나답게 드러내 놓는 것. 참기 싫은데 참도록 숨겨놓았던 본성을 감옥에서 풀어주는 것. 딴짓은 본래의 나처럼이 되어가고 싶음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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