복달임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복달임


열 돔 현상으로 찜통더위를 초과해 압력솥 더위에 한껏 몸을 사려야 하는 복더위다. 조금만 몸을 움직여도 땀이 몸을 적신다. 한낮에는 햇살 아래 얼굴을 내밀기도 두렵다. 인간이 자초한 환경파괴로 인해 지구온난화는 예측 가능하지 못하도록 이상기후를 만들어낸다. 한 시간에 200mm를 넘는 폭우가 내리는 곳은 물난리로 도시 전체가 잠기고 섭씨 40도를 웃도는 지구 반대편에서는 날것들이 익어버리고 있다. 이 와중에도 코로나19는 변이를 계속하며 사람과 사람을 멀리 떨어지게 한다. 그늘에 앉아 있어도 숨쉬기가 편하지 않는 무더위에 마스크를 벗지 못하는 시간이 언제 끝나게 될지 아직은 단정 지을 수도 없다.


반대와 우려를 무시하고 개최한다는 도쿄올림픽에서는 확진자가 속출하고 방역의 허점들이 곳곳에서 드러나고 있다. 재활용 박스로 만든 침대 프레임의 해프닝이 실없는 웃음거리를 만든다. 방사능 오염이 된 후쿠시마 식재료를 아무렇지도 않다며 식단에 끼워 넣는다. 보기에도 섬뜩한 조형물들이 올림픽을 홍보한다. 세계인을 상대로 안하무인이다. 일본은 경제적으로는 잘 사는 나라일지라도 배타적인 데다가 반성할 줄 모르는 몰염치한 의식의 후진국일 뿐이라는 것을 모든 면에서 여실히 공표하고 있는 올림픽이다. 남의 나라 욕한다고 시원한 것만은 아니다. 국내에서는 유력 정치인들이 매일매일 쏟아내는 망언들이 지겹다. 전 국민이냐 하위 80%냐 재난지원금의 범위를 놓고 소모적인 갑론을박이 시끄럽다. 원정 유흥으로 수도권 이외 지역이 코로나에 뚫렸다. 파병군인들이, 태권도장에서, 국립공원관리사무소 직원들이. 어디에서 언제 누가 코로나에 감염이 될지 모르는 불안한 시간을 견뎌내고 있다.


오늘은 삼복 중 중복이다. 내일이 대서다. 곧 입추가 올 것이고 말복이 찾아온다. 더위에 지치고 코로나에 치이고 나라 안과 밖이 지겨워진 몸과 마음을 조금이라도 달래주어야 그나마 살아갈 힘을 낼 때다. 닭 한 마리 통째로 담가 끓인 누룽지백숙 한양 푼 시켜놓고 복달임을 한다. 이 또한 지나가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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