산천어와 시마송어

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by 새글

산천어와 시마송어

바다로 가면 시마송어, 민물에 남으면 산천어.


알에서 깨어난 이후 선택의 순간에 노출된다.

뿌리는 같지만 운명은 스스로 결정해야 한다.


서둘러 갈 길이 아니면 멈춰 고민하는 것도 좋다.

한번 들어서면 거슬러 가기엔 물길이 깊고 물살이 세다.

선택은 뒤집기에 목숨 걸어야 할 위험이다.


바다결을 봐야 했다.

동해의 해안선을 따라 고성 아야진에서 시작해

울진 고래불까지 파고가 낮아지지 않는 바닷물과 너울댔다.

남대천을 통해 바다를 택한 시마송어처럼

대양으로 가고 있는 거였다.


그러나 한편으로는 왕피천에 남아

은어떼와 어울려버린 산천어처럼 계곡을 끼고

산 그림자에 자중하며 살고 싶기도 했다.


나는 시마송어인가, 산천어인가.

바다와 민물이 경계를 밀어냈다 밀리며 싸우고 있는

모래톱이 높이를 쌌는 삼각지에 배를 뒤집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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