꽃비
꽃비에 눈이 홀린다는 너의 감탄사를
나는 제대로인 언어로 듣지 못한다.
왁자한 웃음소리에 막힌 이해불가의 말이다.
제각기 흩어내는 목소리가 난무한다.
선술집의 실내엔 고기 굽는 냄새에 섞여
기름기 짙은 표정들이 취기에 젖어있다.
살았던 무용담이 숯불에 이글거리고
오늘에 치여 내일의 도래는 술잔을 떠는 파도에 불과하다.
무작정 용감하게 해주는 술병이 갈아치워 질 때마다
후드득, 꽃잎이 떨어진다.
너는 술보다는 꽃비에 취해 내 삶의 애증사를
듣는 둥 마는 둥 귓바퀴 뒤로 흘리고만 있다.
그래도 주섬거리며 젓가락질이나 해도 좋은
나의 하루가, 우리의 시간이 봄날이다.
살아가는 날이 날마다 지고 있는 꽃날이다.
그렇게 가벼운 농담을 흘리듯 바람의 결을 따라
오늘이 져도 괜찮으면 되겠다.
절정은 다시 져야만 절정이 온다는
너의 감탄사가 꽃이 진 자리에 열매를 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