애월
구름과 수평선의 구분이 모호하다.
공중을 사선으로 갈라치며 비가 내린다.
검음과 푸름의 경계가 분명하지 않은 파도가
날카롭게 바람과 어울린다.
사월을 넘고 있는 애월의 바다는
한순간도 방심할 수가 없다.
뜨거워진 모래열이 어깨에 걸친 외투를
손으로 이동시켰다가 물기를 품은 바람이
몸 전체를 웅크리게 하기 일수다.
떠났다 돌아오기를 맘대로 하는 그와 닮았다.
그에게서 간헐적으로 오던 소식이 끊어진 뒤부터
현무암에 뚫려있는 구멍들 속으로
애틋함이 지배하던 물거품을 숨겨버렸다.
봄과 거리를 벌리고 있는 속도를 올리며
바다를 덜컹이게 하는 바람에 올라앉은 애월에서는
후박나무 가지처럼 흔들려야 당연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