너에게 스며든다
좋은 날씨, 좋은 기분이 아니면 어떤가.
져가면서 최선을 다해 향기를 퍼뜨리는
아카시아 꽃잎이 수북이 길 위에 쌓인다.
할 수 있음을 다하고 있을 때가 조건에 상관없이
가장 좋은 기회에 닿는다.
청명하다가 갑자기 흐려지는 저녁 녁에
터벅 걸음으로 찾아가더라도 전해지는 쓸쓸함이
허접하지 않다는 것으로 받아주면 좋겠다.
기회를 엿보기만 하다 가지 못한다면 불행한 일이다.
다리가 불편하더라도 갈 마음이 일어나면 갈게.
마음이 심란해질수록 그리움은 능동적이 된다.
기분이 처지면 처지는 대로, 날씨가 변덕스러우면
변덕에 좌우되면서 너에게 스며들어가고 있는
무모함을 사랑이라고 믿게 된 지 오래다.
공기가 무거워져 지면을 향해 깔리는 해 질 녘이면
깊숙이 콧속으로 파고드는 아카시아 향기처럼
너에게 나도 스며들고 싶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