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불행의 언어에 반응하기 싫다
언어에는 생명력이 있다. 좋은 언어를 사용하는 사람에게는 기품이 느껴진다. 표정이 온화하게 보인다. 다가갈수록 편안해진다. 그러나 부정적인 언어를 주로 쓰는 사람에게서는 불온한 기운이 퍼져 나온다. 분위기가 섬뜩하다. 멀리서 봐도 소름이 돋는다. 거부감이 가까이 가는 것을 꺼리게 만든다.
말하는 대로 이뤄진다는 말에 공감한다. 삶의 순간에 발생하는 모든 일이 다 그럴 수는 없다. 하지만 자신의 말은 곧 자신을 세뇌시키는 작용을 하게 된다. 긍정으로 무장한 사람에게서는 불행을 자초하는 말이 나오지 않는다. 할 수 있고 해야 된다는 믿음의 언어가 행복으로 가도록 구속하게 해 준다. 나는 감성적이다. 고독한 사색을 즐거워한다. 그리움에 취약하고 아픔에 동화를 잘한다. 그렇다고 불행을 불러들일 정도는 아니다. 주변을 사랑함으로써 나를 사랑하려 한다. 나에게는 물론 다른 이들에게도 관대함으로 타협하려 한다. 항상 행복해지려 노고를 아끼지 않는다.
불행의 언어에 반응하기 싫다. 매사가 아파서 죽겠다는 이의 엄살은 듣기 싫다. 남보다 덜 가질 수밖에 없어서 힘겹다는 넋두리를 혐오한다. 사랑을 받지 못하고 살아서, 불평등하게 만든 사회가 원망스럽다는 불평은 역겹다. 좋은 기운을 담고 있는 언어를 사용하고 들으려 살고 싶다. 듣기만 해도 기분이 좋아지는 말, 해도 해도 즐거움이 용솟는 말에 격하게 반응하고 싶다. 언어는 궁극의 행동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