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가을비 우산 속에서
우산대를 잡고 있는 손으로
빗방울이 우산 살대에 떨어지며 만들어내는
진동이 경쾌하게 전해집니다.
떠올려보면 갈 사람은 가야 했고
남을 사람은 붙잡을 필요가 없었습니다.
연연해하지 않고 살아도
상관이 없었다는 결과가 마음에 듭니다.
물기가 모이다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면
비가 돼 지면을 향하듯
인연이 쌓이다 사연이 중첩되면
갈라서기도 하고 더 진한 연결이 되기도 합니다.
억장이 무너지는 고통일 때도 있습니다.
후련한 단절이 카타르시스를 줄 때도 있습니다.
사선으로 부는 바람의 방향을 따라
비껴 든 우산 속에서 떠남을 떠나보내고
가슴을 감전시키고 있는 남음을 감싸 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