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김경진 에세이시
*회피주의자
이슈에 민감하면서도 달궈지고 있는 사회적 대립관계에 발을 들여놓기 싫어서 일부러 회피를 합니다.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이 옳고 그름만 존재하게 되고 실체적 진실은 이면으로 물러나게 되는 경우가 허다하게 일어납니다. 결국 이슈의 당사자는 피해자가 되고 주변에 산재한 이해관계인들이 자기주장을 확대시킵니다. 근거를 만들고 비약의 언어를 동원해서 당사자를 무력하게 만들어 갑니다. 치솟는 집값의 피해자는 집 없는 서민임에도 전월세를 내놓는 집주인, 건물주를 대변하는 목소리가 더 큽니다. 미투의 피해자는 피해주장인이 되고 가해자는 죽어도 용서를 받지 못하도록 여론이 조성됩니다. 유례없는 강폭우로 제방이 무너지고 산이 허물어져 사망자와 이재민이 속출되는 과정 중에도 인재를 거론하며 복구 이후의 책임론을 주장하며 진영싸움에 발동을 겁니다. 나와 생각이 같지 않으면 진영이 다른 적으로 간주하고 보는 것이 지금 우리가 거론하는 이슈의 핵심입니다. 수많은 시간과 목숨을 담보로 투쟁해 쟁취한 민주주의를 이제는 민주독재라고 몰아세우기도 합니다. 기득권을 지키기 위한 몰염치한 사람들이 야합하고 있습니다. 욕지기가 치밀어서 회피를 택하고 있습니다. 지금 이성을 마비시키고 자기 이득에 걸맞은 억지 논리를 강화한 사람들을 멈추게 할 장치는 없어 보입니다. 다만, 잘못된 선택을 끝까지 멈추지 않고 패악을 저지른 사람은 반드시 역사에 영원한 악인으로 기록될 것이란 사실을 감당해야 할 것입니다. 침묵으로 지켜보고 있는 사람들을 두려워할 줄 알아야 합니다. 행동하고 있지 않다고 해서 모른 척하고 있다고 착각하면 안 됩니다. 예의주시하고 있습니다. 누가 누구를 욕하고 있는지. 정당한 견제인지 부당한 공격인지. 다수를 위하고 있는지, 자기 이익을 지키려 하고 있는지. 모를 것 같죠! 다 알고 있습니다. 똥 묻은 막대기가 풍기는 구린내를 피해 있을 뿐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