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에게 친절하자

새글 에세이

by 새글

나에게 친절하자


사는 동안 혹은 사는 내내 친절의 상대성을 오해하며 사람과의 관계를 맺는데 버거워하는지도 모르겠다. 관계를 맺는 사람들에게 친절해야 한다는 전제는 당연하게 받아들이면서도 나에게 친절해야겠다는 당위성은 무시를 한다. 타인보다는 자신을 대하는 태도가 삶의 질을 결정한다는 진실을 간과하고 있는 것이다. 남에게 잘 보이는 것도 중요하지만 정작 삶의 주체인 자신에게 잘 보여야 행복할 수가 있다. 사람은 누구나 행복하기 위해서 산다. 따라서 행복의 중심은 나여야 한다. 타인과의 관계가 중요하게 여겨지는 근본적인 이유는 내가 타인들로부터 존중되기를 원하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내가 나에게 먼저 친절을 베풀어야 타인도 나에게 친절해질 것이다.


존중은 다른 이에게만 베풀어야 하는 관계의 조건이 아니다. 나를 먼저 스스로 존중해줘야 한다. 나에 대한 존중이 나에게 친절하겠다는 기본태도라고 할 수 있다. 나에 대한 친절이 바탕이 되어야 자연스럽게 타인에게도 친절로 호감을 표현할 수 있다. 반대로 자신에 대한 신뢰가 강한 사람일수록 타인의 호감을 강하게 받을 수가 있다. 무뚝뚝한 사람에게 마음을 열고 먼저 다가갈 사람은 그다지 많지 않다. 인상을 찡그린 사람에게는 더욱 다가갈 수가 없다. 밝은 표정은 사람을 끌어들이는 좋은 미끼가 된다. 가만히 있어도 사람들이 친밀감을 표현하며 다가오는 사람이 있기는 하지만 그런 사람은 특별한 유전적 재능을 타고난 사람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 멋이 나는 외모, 암암리에 풍겨 나오는 기품과 후광을 타고난 사람이 있기는 있다. 그러나 그야말로 특별한 사람일 뿐, 대부분은 스스로의 노력과 연습을 통해서 외면과 내면을 만들어내야 한다. 사회생활을 하며 사는 동안 사람들에게 잘 보이는 것은 중요한 행복의 요소다. 그렇기에 외모를 꾸미고 교양을 쌓기 위해 많은 물적, 시간적 투자를 하는 것이 당연하게 받아들여진다. 자칫 외모지상주의의 편향에 지나치게 치중하는 부작용이 나오는 경우가 많기는 하지만 잘 보이고자 하는 욕망을 탓만 할 수가 없다는 수긍이 낯설지만은 않다. 자신을 가꾸지 않는 사람은 자신에게 친절하다고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꽃바구니 선물을 받아 들고 표정이 환해진 아내의 얼굴을 보면서 아름다움을 선망하는 천성은 누구나 타고난다는 것을 새삼 느낀다. 화병을 꺼내 꽃을 꽂으며 즐거움을 흥얼거리고 있는 모습을 지켜보다 가만히 곁으로 다가가 꽃향기를 맡아본다. 화사한 냄새가 콧속을 가득 채운다. 꽃보다 아내의 냄새가 더 향기롭다. '아무리 어여쁜 꽃일지라도, 천상의 향기를 품은 꽃일지라도 너에게는 절대로 미치지 못한다.'라고 귓속말을 해준다. 손가락 하트를 내밀며 "살아갈 줄 아는 비법을 아직 잊지 않았군요."라며 짓는 미소가 친절하다. 마음에서 우러나오는 친절이 삶을 풍성하게 해 준다. 나에게 친절하자. 그리고 나서 나 이외의 너에게도 친절하자. 그래야 진심이 연결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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