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
작은 불편이 성가시다
오른쪽 손바닥 찰과상이 아무는데 제법 오래 걸리고 있다. 날마다 동네 병원을 찾아가 드레싱을 하고 붕대를 감는다. 물에 닿지 않게 관리를 해줘야 상처가 아무는데 지장을 주지 않기 때문에 일상이 불편하다. 샤워는 물론 세수도 할 수가 없다. 다친 지 벌써 일주일째가 되어 간다. 처음 이삼일은 손의 통증이 심해 손가락 움직임도 부자유스러웠다. 칫솔질까지 힘에 겹다 보니 먹는 일도 귀찮아졌다. 조금씩 나아지고는 있지만 매일 해야 직성이 풀리는 씻기를 못하니 온몸이 개운치가 않다. 작은 불편이 무척이나 성가시다.
일상은 작은 것으로부터 무너진다. 사소하게 여겼던 것일수록 불편을 느끼는 강도가 세다. 일생에 큰일은 과히 몇 차례에 불과하다. 크게 건강을 잃는다거나 아끼고 의지한 사람의 부재가 되거나 아픔이 견딜 수없이 큰 일을 많이 경험하지는 않는다. 큰 일일수록 좌절을 이겨내기 위한 치유력도 극대화됨으로 불편을 느끼기보다는 슬픔을 억제하기 위한 애씀이 버겁다. 따라서 일상을 지키는 것은 반복되는 사소함이다.
나의 온전함을 지키기 위해서는 나를 둘러싸고 있는 사람들의 작은 것들을 지켜주어야 한다. 내 기분만을 생각하다 상대의 마음을 상하게 하는 말솜씨를 부리지 말아야 한다. 나를 배려해 주고 사랑해 주길 바라는 만큼 배품에 대한 아낌을 줄여야 한다. 일상은 give and take의 원칙이 지켜져야 원활해진다. 내가 불편하면 다른 이도 그만큼 불편하다는 것을 인정해야 한다. 주는 것 없이 미워해도 될 사람은 없다. 주지 않으면서 미워할 권리는 누구에게도 없다. 다른 이에게 나도 마찬가지로 대우를 받는 것이 마땅하다. 하늘아래 사람위에 사람 없고 사람밑에 사람 없다. 내가 느끼는 대로 그의 느낌도 다르지 않음을 당연시해야 한다.
상처가 아물기까지 당분간은 아침저녁으로 씻김의 호강을 누려야 한다. 가려운 곳을 시원하게 다 긁어주지는 못한다. 덜 씻겨진 듯 찜찜한 구석이 남을 수밖에 없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싫은 내색 없이 샴푸를 풀어 머리를 감겨주고 몸 구석구석에 비누칠을 해주는 사람을 향해 개운하지 않은 곳이 남았다는 불평을 할 배포를 부릴 염치는 없다. 작은 불편을 겪으면서 고맙고 감사한 호사를 누린다. 작은 성가심이 나를 향한 배려와 다른 이에 대한 배려의 무게가 같다는 깨달음의 마음성형을 시켜주고 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