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고

새글 에세이

by 새글

경고


재난문자가 수시로 울린다. 밤과 새벽을 구별하지 않고 위험이 도사리고 있다. 날이 밝자마자 빗줄기가 더 세차다. 호우주의보에서 호우경보로 바뀐 재난문자가 다시 온다. 텔레비전 뉴스에서는 방송국마다 엇비슷하게 반복적으로 지역별 강수량과 산사태, 침수피해 게다가 앞으로 더 내릴 비의 양을 안내하느라 다른 소식들은 뒤로 밀어놓고 있다. 재난 앞에서는 안전제일이라는 한마음이 어디서나 정당하다. 여름마다 폭우는 이미 재난 중 제일 거대한 규모가 되었다. 온 세상이 폭우로 빨갛게 경고등이 켜져 있다. 재앙이다. 장마기간이라 그렇다고만 할 수 없다. 한반도는 이미 우기와 건기로 기후를 갈라야 하는 지경에 와있다. 기후의 역습을 자초한 것은 지금을 살고 있는 사람들이다. 환경이 우선이라는 구호는 개발과 편의라는 경제 앞에서는 빛 좋은 개살구에 지나지 않는다. 물에 잠기고 떠나려 가고 무너지고. 감당해야 할 자연의 경고를 무시했으니 당연히 받아들여야 하겠지만 막상 당하는 처지가 되면 억울함이 앞서기 마련이다. 재난은 자연의 공격에 국한된 것만은 아니다. 사람이 만들어내는 직접적인 위협은 더 치명적인 데다가 테러와도 같다.


후쿠시마 핵처리수가 방류된다고 한다. 일본 앞바다에 국한된 문제라면 국제적으로 시끄러울 이유는 없다. 그러나 해류를 타고 태평양 모든 지역을 돌아 우리의 바다에도 영향을 미치게 됨은 과학적 사고의 유무와 상관없이 알 수 있는 자연의 순환법칙이다. 문제가 없을 것이다와 핵잔존물질이 어류와 패류에 남아서 수산물에 심각한 위해가 됨은 물론 바다환경에 치명적인 위해를 가할 것이다로 진영이 나뉘어 극한 대립 중이다. 어느 쪽이든 자신이 속한 진영의 논리가 무조건 옳다는 편협함에서 벗어나 바다의 안위와 국민의 건강을 최우선으로 고려해야 할 것이다. 그렇지 않으면 매국의 역사에 이름을 한 줄 올리게 될 것이라고 경고하고 싶다. 어느 진영이 절대적으로 옳거나 그르지 않다고 믿는다. 국가안위와 국민생명을 담보하는 문제에서만큼은 진영의 논리에 갇혀 상대진영을 배척하는 우둔함에서 벗어나기를 간곡히 바란다. 국민은 죄가 없다. 국가를 좌지우지할 수 있다고 오만해진 위정자들의 책임이다. 여든, 야든 잘못을 저지르면 마땅히 심판을 받게 될 것이다. 후쿠시마 오염수가 방류되기도 전에 많은 국가에서 후쿠시마산 수산물 수입 제한을 폐지하거나 완화하고 있다. 우리도 그 대열에서 자유롭지 못한 시기가 곧 오게 될 것으로 보인다. 식탁에 수산물을 올리는 것이 주저스럽고 걱정이 됨은 어쩔 수가 없다. 우직하고 교묘한 일본의 전략은 이번에도 통하는가 보다. 잘못을 인정하지 않는 나라, 부끄러움을 오기로 포장하는 나라, 일본은 우리에게 영원히 가깝지만 먼 이웃으로 남겨놓아야 할 상황이다. 미래 세대에게 미안해진다.


며칠 동안 빗소리를 더 들어야 한다고 일기예보가 나온다. 그러나 이번 비가 멈추면 뜨거운 여름의 태양이 언제 비가 왔냐는 듯 대지를 달굴 것이다. 그때가 되면 폭염에 시달리며 일사병을 조심해야 한다. 그 긴 열사의 시간이 지나고 가을이 올 것이다. 몇 차례의 크고 작은 태풍이 지나가고 추수를 끝내면 단풍이 들고 낙엽이 지다 찬바람과 함께 눈발이 날릴 것이다. 돌고 도는 사계절을 그렇게 살아내야 한다. 모든 계절에 위험은 존재한다. 몸에는 가뭄과 산불을 조심해야 하고 여름이면 폭우와 폭염을, 가을에는 태풍과 대치를 잘해야 하고 겨울이면 폭설과 맹추위와 싸워야 한다. 사람의 삶은 자연에 대응하거나 적응하면서 상생을 해야 한다. 규모를 키우거나 전혀 양상이 다른 형태의 재해가 반복하는 것은 자연이 더 많이 훼손되고 오염되어 견딜 수 없다는 경고로 받아들이고 자연 앞에서 겸손해져야 한다. 자연은 타도의 대상이 아니라 존중의 신앙심으로 대할 때 가장 큰 이로움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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