큰일이다

새글 에세이

by 새글

큰일이다.


살아가는 시간에 사소하다는 치부의 꼬리표를 붙일만한 일이란 없다. 삶 그 자체가 큰일 덩어리다. 사소함과 큰일의 구분은 다분히 당사자의 주관적 인식에서 갈라진다. 주변 사람들이 보기에 큰일인 것처럼 여겨지는 일도 겪고 있는 자신이 대수롭지 않게 생각하면 사소한 일이 된다. 반대로 자신은 큰일이라고 생각하지만 다른 이들이 보기엔 사소한 일로 보이는 경우도 있기 마련이다. 하지만 그 모든 주관적 기준에도 불구하고 큰일이 아닌 일은 없다는 신념을 나는 가지고 있다. 결과에 따라 사소한 일과 큰일로 규모를 결정하는 것에도 단호히 반대한다. 이런 나만의 주관을 강요하고 싶지는 않다. 그러나 매 순간을 열정적으로 살지 않고서는 원하는 바의 상태에 도달하지 못한다는 생각은 누구나에게 유효한 명제일 것이다.


작으면 작은 대로 삶의 시간은 소중히 대우해 줘야 한다. 복잡하게 얽힌 실타래를 풀듯 정성과 세심함을 기울여야 삶이 알차진다고 믿는다. 비가 올지 모르고 우산 없이 나선 길 위에서 돌아가야 할 거리보다 가야 할 거리가 짧을 때 흠뻑 젖으면서도 앞을 보고 전진하는 것처럼 미련 없이 무모함에 도전해야 하는 것이 삶일진대 사소함에 빗댈 수가 있겠는가. 우산을 준비하지 않은 부주의와 비가 오고 있는 갑작스러운 날씨가 합해져 머리부터 발부리까지 젖어야 하는 거부할 수 없는 큰일이 되는 것이다. 사소함이 중첩되기도 하고 큰일이 분해되어 작아지기도 하면서 시간은 멈추지 않고 주변을 지배하고 있다. 작게 보인다고 무시하지 말자. 삶의 시간표에 기록하지 않고 지나쳐도 좋을 사소함이란 없다. 살아있는 동안의 모든 시간이 큰일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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