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글 에세이시
옆에서 걷는다는
앞장서 가던 때에는 자주 뒤돌아 보아야 했습니다.
오고 있는지, 돌아서 가버리지는 않는지
근심과 불안을 털어낼 수가 없었습니다.
자신감이라 우겼지만 사실 자만이었습니다.
자만은 나약함을 감추기 위한 억지에서 비롯됩니다.
진실로 자신감에 찬 사람은 앞서가려 하지 않습니다.
같이 가는 이가 먼저 갈 수 있도록
좋은 길을 향해 방향을 안내할 뿐입니다.
뒤에서 등을 떠밀어 방향을 통제하지도 않습니다.
길을 잃지 않고 나아갈 수 있게 팔을 잡아줄 뿐입니다.
그대와 함께 걸으면서 걷는 즐거움에 빠져들었습니다.
앞에 서지도 않고 뒤에 쳐지지도 않고
고른 숨을 쉬면서 옆에서 걷는 내가 대견해졌습니다.
호흡이 거칠어지고 있는 것은 아닌지,
힘에 부치는가 싶으면 쉬어가게 해야 하는 것은 아닌지
곁에서 세심히 살필 수 있게 되었습니다.
동행은 옆에서 걷는다는 철학의 실천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