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청

새글 에세이시

by 새글

난청


목소리를 놓아가고 있나 봅니다.

소리에 소리가 겹쳐 뭉툭해진 음파가

정확한 의미로 다가오지 않고 있습니다.

저마다의 말의 기세를 꺾지 않으려는 이들이

주위를 온통 점령하고 있기 때문입니다.

알아들을 수 없는 소리들이 귓바퀴를 울립니다.

차단되지 않고 밀려드는 명확하지 않은 발음들이

내가 가진 목소리마저 어눌해지게 합니다.

들리는 대로 듣고 싶지 않아 섭니다.

듣고 싶은 말을 가려듣고 싶어섭니다.

그렇게 난청이 진행성 질병처럼

시나브로 깊어지고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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